"인삼의 이름을 되찾아주세요."세계 최고의 품질과 약효를 자랑하는 고려인삼의 국제 공식표기가 국적불명의 '진셍(ginseng)'으로 통용되는데 대해 국어 운동가와 네티즌들이 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우선 진셍이라는 용어의 기원부터가 미스터리.
진셍이 일본어로 1843년 러시아 학자 메이어(C A Meyer)가 학명으로 세계 식물학회에 등록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원. 그러나 인삼의 일본 발음은 '닌징'이고 뜻은 '당근'이다. 인삼의 보통화(普通話ㆍ베이징식 중국어) 발음은 '런션(renshen)'에 가깝다.
광둥(廣東)어에서 유래했으리라는 추측도 있지만 이 또한 확실치 않아 한국인삼공사는 다방면으로 어원을 수소문중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고려인삼(korea insam)'이라는 표기를 사용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말 바로쓰기 모임 대표 김정섭(64)씨는 "우리나라가 인삼 생산의 종주국인데 진셍이라는 애매한 용어로 불리는 것을 방치한다면 스스로 정체성을 방기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왕현'이란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인삼공사 게시판에 "우리 아들이 다케시마(竹島)에서 진셍으로 기무치 담가 먹을까 걱정"이라고 비꼬았다.
농림수산부도 1999년부터 고려인삼(korea insam)으로 표기해 다른 나라의 인삼과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수출 인삼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인삼공사는 여전히 진셍을 고집하고 있는 실정. 인삼공사 관계자는 "150년 이상 사용한 명칭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에는 솔직히 부담이 따른다"고 털어놨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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