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집과 회사에는 비밀로 해주십시오.”11일 경남 창원 중부경찰서 형사계는 혐의사실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떠들썩한 분위기는 오간 데 없고 ‘고개숙인 남자’들의 떨리는 간청만 가득했다.
경찰이 고급호텔 스포츠마사지업소에서 윤락행위를 한 업주와 윤락녀 등을 적발하면서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입건한 ‘고객’ 160명이 간청의 당사자들이었다. 이날 소환된 남성들은 창원공단 회사원이 대부분이었지만 교수와 의사, 은행 간부 등 유력인사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경찰에 소환된 이들은 대부분 근무시간중 휴대폰으로 “경찰에 출석해주십시오.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겠습니다”라는 연락을 받고 얼떨결에 출두했다.
50대 교수는 “사회지도층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면서 ‘절대비밀’을 지켜줄 것을 통사정한 뒤 경찰의 신문에 순순히 답했다. 회사원 K(35)씨도 “동료들과 술에 취해 피로를 풀 겸 들렀는데…이런 일로 경찰서를 처음 찾게 될 줄 몰랐다”며 고개를 떨궜다.
경찰 관계자는 “호텔 스포츠마사지업소들의 윤락행위 근절 차원에서 신용카드사를 통해 고객정보를 알아내 신원을 파악, 입건했다”면서 “사생활 보호를 위해 모두 휴대폰 등으로 소환했으며 ‘비밀’은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원=이동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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