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길들이기'에 나섰던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무장관(본지 10일자 11면 보도)이 거센 저항을 받고 시련을 겪고 있다.다나카는 자기 뜻에 반한 재외공관 인사를 원위치시킨 뒤 관료조직의 정상인 가와시마 유타카(川島裕) 사무차관을 경질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를 두둔하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이번에는 팔짱을 끼고 있었다.
일본 언론은 다나카가 기자회견에서 "가와시마 차관 경질을 생각한 적이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고 보도했다. 또 고이즈미 총리가 다나카의 요구를 받고 "6월말 정기 국회가 끝나고 경질할 사람을 굳이 지금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언론에는 다나카가 8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을 거절하려 했던 것과 관련, "미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온 사람을 부장관이라고 만나지 않으려는 것은 무지의 소치"라는 등 익명의 '흠집잡기' 발언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나카는 여전히 "외무성은 복마전 같아 매일 다양한 공세가 들어 오고 총리에게 직접 인사 문제를 부탁하기도 한다"고 관료들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고이즈미 총리의 밀월에도 금이 가고 있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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