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신당 창당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의원을 비롯한 제3세력이 기존의 여야 구도를 뛰어넘어 신당을 창당,후보를 낼 경우 대선구도에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11일 신당 창당설이 계속 보도되는데도 정 의원은 직접 나서서 부인하지 않고 하루 종일 잠행 했다. 정 의원은 이날 방영된 MBC와의 인터뷰에서도 "신당의 목적이 기존 정당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참여와 지지가 있어야 한다"고 신당 필요성을 인정했다.정 의원은 지난달 28일 토론회에서 신당 출현의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그는 이날 "정당 내부의 개혁이나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용이하지 않은 상화에서 새로운 정당이 출현해 기존의 정당질서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부터 정가 일각에선 정 의원과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신당이 출범할 것이란 추측이 나돌기 시작했다.
정 의원 캠프가 국내외의 정당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신당 창당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정의원은 1992년 선친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국민당을 창당했다가 좌절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아버지가 못다이룬 꿈'을 실현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정 의원 주변에서는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동지'들이 거론되기도 했다. 우선 영남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박근혜 부총재가 지목됐다. 또 한국신당 김용환,무소속 강창희,한나라당 김덕룡 의원,민주당 김근태 최고의원 등에도 관심이 쏠렸다.정 의원측은 여야 개혁파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함께 만든 '화해전진포럼'과의 연대 가능성도 그려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신당 참여설을 부인하고 있다.
정 의원 측은"(정 의원이)새로운 정당의 출현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신당을 추진한 적도 없고 박 부총재와 최근 한두달동안 따로 만난 적도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월드컵대회를 끝낸 뒤 대선 출마를 겨냥해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정의원이 나름의 지명도와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그가 모색하는 신당이 실제로 가시화할지는 미지수. 또 한자리 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 의원의 지지도를 감안하면 신당이 출현하더라도 세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의원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신당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광덕 기자
■신당참여설 박근혜 '펄쩍'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측은 11일 '정몽준(鄭夢準) 신당' 에 참여할 것으로 일부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정몽준 의원의 희망사항인지 몰라도, 전혀 우리는 모르는 이야기"라고 펄쩍 뛰었다.
박 부총재는 이날 "정 의원을 따로 만난 적도, 만날 계획도 없으며, 더구나 한나라당을 나가겠다는 생각은 꿈에라도 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박 부총재의 한 측근은 "정 의원쪽에서 나온 이야기로 알고 있다"면서 "정 의원이 실제로 그런 말을 했다고 하면 스스로 책임져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확인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창당 중심멤버로 같이 거론된 김덕룡(金德龍) 의원측도 어이없다는 반응은 마찬가지. 김 의원은 이날 "그런 당이 제대로 되겠느냐.
거론할 가치조차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 의원(50)과 박 부총재(49)는 서울 장충 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 국회에서 몇 차례 테니스를 함께 친 적이 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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