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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특집 / "천연식품으로 우리가족 건강지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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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특집 / "천연식품으로 우리가족 건강지켜요"

입력
200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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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모씨(45)는 가계 지출에 나름대로 규칙을 세우고 있다.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지만, 사치품 구입에 돈을 물 쓰듯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대신 그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돈을 쓴다. 외제 승용차를 타고, 호화 빌라에 사는 삶을 갈구하지는 않지만, 먹는 것만큼은, 특히 가족 건강을 위한 필수품에는 아낌없이 돈을 지출하자는 원칙이다.

그의 이러한 살림살이 원칙은 장보기에 나설 때 잘 드러난다. 그는 흰쌀밥만을 식탁에 올려놓는 주부를 경멸한다.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라면, 이런 무신경한 밥상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진열대에 놓여있는 잡곡 하나를 골라도 그는 포장만 보고 무조건 집어드는 것이 아니라 세심하게 제품 정보를 읽고, 여러 제품과 비교하고, 그런 다음 선택한다.

그가 백화점이나 한살림, 소비자생활협동조합중앙회, 농협 매장의 진열대에서 즐겨 찾는 단어는 '무농약' '유기농' '저농약 재배' 같은 것들이다.

꽃상추, 고추, 쑥갓 , 감자, 당근 등을 사도 '이 제품은 화학합성 농약과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것입니다' 같은 문안이 삽입된 포장 제품을 고른다.

물건 파는 회사들의 얄팍한 상술 속에 달고 나온 광고문임을 잘 알고 있지만, 더구나 상표 없이 팔리는 채소에 비해 턱없이 비싸지만, 조금이라도 살충제, 방부제, 인공감미료, 조미료, 산화방지제의 공포에서 벗어나고픈 욕망 때문에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하더라고 과감히 천연의 것을 고집한다.

그는 요즘 오곡 잡곡밥을 즐긴다. 찹쌀, 차좁쌀, 붉은팥, 서리태 차수수를 조금씩 섞어 밥을 짓는다. 가끔 완두콩도 집어넣기도 한다. 가공되지 않은 통밀, 현미도 반드시 흰쌀과 일정비율 혼합한다.

뻑뻑하고 꺼칠꺼칠한 밥맛에 음주와 흡연에 찌든 남편이 가끔씩 불평하지만, 그는 남편의 위와 장을 편하게 하려면 균형있는 잡곡밥은 필수라고 여기고 이런 불평쯤은 가볍게 무시한다.

시중에 속속 선보이고 있는 녹차쌀, 인삼쌀, 둥글레쌀, 가공보리쌀 등 각종 기능성 쌀을 비롯해 알이 굵은 콩을 모두 쌀알 크기로 분쇄한 혼합잡곡 등 다양한 상품들은 그의 이러한 취향을 더욱 간편하고, 세련되게 만족시키고 있다.

광우병, 구제역 파동 이후 생식도 즐기고 있다. 야채는 소금이 많이 들어가는 나물보다는 가능한 날로 먹도록 하고, 각종 생야채로 녹즙을 만들어 먹거나, 상품화한 생식제품도 가끔 아침 대용으로 식탁에 올린다.

각종 곡류, 버섯류, 해조류, 야채류를 급속 동결 건조시켜 효소처리한 제품을 우유나 요구르트에 타 먹고 있다. 미네랄과 비타민, 효소 등 영양소를 그대로 살린 것이어서 영양의 균형도 맞추면서 다이어트 효과도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이러한 먹거리 취향이 개인이나 가족만을 위한 관심사는 아니라고 여긴다. 자신의 소비 행태가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소비자들이 유기농 식품을 즐겨야 농부들도 열정을 갖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고, 정부도 안전한 먹거리 정책에 더욱 높은 비중을 둘 것이며, 나아가 환경을 보호하고, 신음하는 지구를 되살릴 것이라 여긴다.

소비자의 건강의 법칙은 소박하지만, 결국 농부의 손에서 농약을 던져버리게 할 것이라 믿고 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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