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서울을 방문해서 두 개의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하나가 미국의 대북 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전략적 틀'이라는 부시정부의 공세적인 새 안보구상이다.우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전한 아미티지의 메시지는 남북대화를 다시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친서를 통해 한국정부의 대북포용정책 지지, 대북정책검토에서의 김 대통령 의견 최대 반영, 제네바 합의 준수를 명시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국국민을 안심시킬 뿐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다시 점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유럽연합 의장국인 스웨덴의 페르손 총리를 통해 대미협상의 의지를 보였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도 의미있는 시그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미티지가 한국측의 이해를 구하며 제시한 미국정부의 전략구상은 우리를 적잖이 당혹하게 만든다.
지역적 특수성으로 미국이 당초 밝힌 미사일방어체제도 부담스러운 판인데, 국제조약과 외교수단을 통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개념을, 군사적 수단까지도 포함하는 반확산 개념으로 확대한 것은 동맹국과 이해당사국에 고민을 안기고 있다.
또 미국이 동해상에 2척의 이지스함을 배치하는 구상이 보도되는 등 한반도 주변 분위기는 난류와 한류가 동시에 흐르고 있다.
아미티지의 두 보따리는 서로 연관된 사안으로 우리 외교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대미외교나 대북관계가 한탕주의가 아닌 냉철한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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