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국내 라면업계 선두 주자인 농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농심이 10일 "환율 상승과 밀가루 가격 인상으로 라면 값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하자 오뚜기, 삼양식품, 빙그레, 한국야쿠르트 등 후발업체까지 인상 검토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재경부가 농심에 신경 쓰는 이유는 서민 가계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상징성 때문. 현재 400원 안팎인 라면 값이 업계 희망대로 10%가량 인상될 경우 소비자 물가지수는 0.002%포인트 가량 상승할 뿐이지만 체감 물가에는 엄청난 영향이 예상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 달의 경우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체감물가가 상승, 여론의 질타를 받았는데 라면 값까지 오른다면 국민들 볼 면목이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재경부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 재경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의 가격 결정에 간섭할 수도 없고, 농심의 선처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 1ㆍ4분기 2,920억원의 매출액에 200억원의 흑자를 낸 농심이 이번만은 참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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