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직전 술을 얼마나 많이 마시면 형 감경사유가 될까?A(22)씨는 친구 5명과 함께 지난해 4월 술집에서 대낮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소주 6병과 막걸리 15병, 양주 5병, 맥주 30병, 생맥주 1만2,000cc를 나누어 마셨다. 만취해 술값 71만원을 내지않고 술집 주인을 폭행한 A씨는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강도상해죄가 무기징역 또는 징역 7년 이상에 처하는 중범죄이기 때문에 A씨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서울고법 형사1부(이흥복ㆍ李興福 부장판사)는 10일 "평소 주량이 소주 1병인 피고인이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고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검찰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 관계자는 "심신미약이 인정되는 일률적 기준은 없지만, A씨처럼 명백히 자기 주량보다 많은 술을 마셨다면 재판부가 형 감경의 한 요소로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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