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 신체 리듬이 깨지고 입맛을 잃기 쉽다.이럴 때 우리 조상들이 강장제로 애용해 온 인삼과 매실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어떨까. 최근 인삼과 매실의 약용 효과에 대해 새로운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각종 기능성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 홍삼은 '동양의 비아그라'
인삼은 예로부터 '만병통치약'으로 각광 받았지만, 신비한 효능이 실체를 드러낸 것은 최근 들어서다. 원자력병원 윤택구 박사는 지난 달 서울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홍삼의 특수 성분이 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윤 박사는 500마리의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9주 동안 한 그룹에는 발암물질만, 다른 그룹엔 발암물질과 함께 홍삼에서 추출한 사포닌 물질을 각각 투여한 후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홍삼 성분이 투입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간암 발생률은 75%, 폐암 전단계인 폐선종 발생률은 25% 가량 낮았다.
윤 박사는 "홍삼 성분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를 증가시키고 암 유발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홍삼은 이밖에 체지방 분해, 인슐린 분비 촉진, 환경호르몬 억제 등의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형기 교수팀은 1999년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의 발기부전 환자 64명에게 3개월 간 홍삼을 투여한 결과 72.9%가 발기력 증진, 64.9%가 성행위 빈도 증가, 62.1%가 만족도 향상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인삼은 제조 및 가공방법에 따라 홍삼, 수삼, 백삼 등으로 나뉜다. 수삼은 밭에서 재배한 인삼으로 보통 심은 지 4~6년 후 가을에 채취한 것. 삼계탕 등 식품의 원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수삼의 껍질을 벗겨낸 후 건조한 것을 백삼, 껍질 채 증기로 쪄서 익혀 말린 것을 홍삼이라고 한다. 백삼은 한약재로 많이 이용되며, 가장 비싼 홍삼은 항암 효과 등 특별한 효능이 있는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 건강보조식품으로 활용된다.
▲ 매실은 '천연 피로회복제'
6월은 매실의 계절이다. 매화나무 열매인 매실은 중국이 원산지로 1,500년 전인 신라시대에 전래됐다. 예로부터 약효가 뛰어나 절이나 가정에서 요긴한 상비약으로 쓰였다. 국산 매실은 중국 것에 비해 신 맛이 강해 산매(酸梅)로 불려진다.
산(酸) 속에 약이 되는 성분이 들어 있어 산이 가장 강한 청매(靑梅ㆍ채 익지 않은 푸른 매실)를 따는 게 좋다고 한다. 6월 중순을 넘기면 매실이 노랗게 익어 약효가 없어진다.
과일로 먹진 못하지만 몸의 노폐물을 씻어주는 구연산 등이 풍부해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다량의 미네랄과 칼슘이 들어 있어 식품으로 가공하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며 피로회복과 살균 효과도 뛰어나다.
일본인들은 마늘을 먹지 않는 대신 절인 매실을 먹어 장에 탈이 나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시중에는 다양한 매실 음료가 나와 있고 매실피클, 매실장아찌, 매실김치 등 먹거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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