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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진저스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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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진저스냅

입력
200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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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자신의 정체성과 성에 대해 눈을 떠가는 사춘기 소녀의 몸 속과 머리 속은 일종의 소용돌이와 같은 것이다.그들은 그래서 삶보다는 죽음을 생각하고, 즐겁기 보다는 우울한 적이 더 많다. '사춘기 소녀'가 갖는 일종의 순결한 이미지는 남성적인 파괴의 욕망을 더욱 부추긴다. 그래서 중고생들을 소재로 한 공포 영화가 끊임없이 양산되는 지도 모른다.

'진저 스냅(Ginger Snaps)'은 "어떻게 하면 쇼킹한 모습으로 자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빠지는 것은 물론 자살 흉내를 즐기는 진저(캐서린 이자벨), 브리짓(에밀리 퍼킨스) 자매가 '드디어' 죽음의 공포에 맞닥뜨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 공포 영화이다.

어느 날 밤 공원을 배회하던 자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자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습격을 당해 진저가 특히 많이 다치지만 곧 아물어 버린다. 달라진 것은 정신이다. 진저는 점점 살인과 성적 본능에 사로 잡혀간다.

'크리처 무비'는 괴물이 몸속에서 자란다는 설정의 공포영화로 '에일리언' 이 대표적이다.

'진저 스냅'은 10대 호러 영화에 크리처 무비를 합친 영화이다.

세상에서 외톨이가 되고 싶어 안달하는 사춘기 소녀들의 심경과 '다른 인간'이 되어 고통받는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캐나다산 이 호러 영화는 10대들 호러 영화들이 그들의 '싱싱한' 육체를 보여주기 위해 이리저리 카메라를 휘둘러 대는 대신 한 발짝 그들의 심리 곁으로 다가섰다.

캐나다의 신예 존 포셋 감독 영화로 지난해 토론토영화제에서 캐나다영화상을 수상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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