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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 꽃게 '수프랑 그라탕이랑도 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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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 꽃게 '수프랑 그라탕이랑도 친해요'

입력
200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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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 꽉 찬 꽃게가 제철을 만났다.꽃게의 새하얀 속살을 빼내 한 입 베어 무는 그 맛. 입 안 가득 퍼지는 달콤하고 구수한 게살 맛은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할 감흥을 남긴다.

지난 해 나라를 들끓게 했던 납 꽃게 파동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직 꽃게 요리를 꺼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산 냉동 꽃게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제철 꽃게를 구입할 수 있는 시기가 돌아왔는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있을까?

꽃게에 노란 알이 가득하고 살이 차 오르는 5월과 6월이 꽃게요리 제철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꽃게는 5월에서 10월 사이가 산란기이지만 7, 8월은 자원보호를 위해 금어기로 설정해 놓았고 금어기 이후에 잡힌 꽃게는 게 껍질이 물렁하고 봄 꽃게보다 맛이 덜하다. 알이 찬 꽃게가 더 맛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상식.

꽃게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 면에서도 빼어난 음식이다. 지방은 적고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많아 비만과 고혈압에 효험이 있다. 또 뼈를 단단하게 해주고 스태미너를 증진시키는 키토산의 보고로 잘 알려져 있다.

요즘 수산시장에서는 중간 크기 꽃게 3마리(1㎏)에 3만원 선이면 살 수 있다. 보통 암게가 수게보다 살이 실하고 맛이 있어 조금 더 비싸다.

암게와 수게는 배 모양을 보면 구분이 된다. 암게는 둥근 마름모 모양이고, 수게는 길쭉한 삼각형 모양이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실한 꽃게를 고르는 법은 우선, 다리의 뿌리 부분이 단단하고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나야 한다.

비슷한 크기라면 당연히 무거운 꽃게에 먹을 수 있는 살이 더 많다. 또 게를 뒤집어서 살펴보면 다리 밑부분에 청색 빛이 완연한 것이 더 싱싱하다.

물론 살아있는 게라고 다 싱싱한 것은 아니다. 물통에 담긴 꽃게 보다는 왕겨에 쌓인 게를 고르는 것도 방법.

꽃게 요리로는 찜과 탕이 잘 알려져 있다. 별다른 양념 없이 찜통에 넣고 쪄 먹거나 된장을 푼 국물에 이런저런 야채를 함께 넣고 끓여먹는 것이 대중적인 요리법.

하지만 꽃게를 먹다 보면 살의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쉬움을 남긴다. 부재료를 더해 꽃게를 이용한 샐러드와 수프, 그라탕을 만들어 먹는 것도 꽃게의 향취와 함께 조금 더 많은 양을 즐길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서울프라자 호텔 허성구(38) 주방장의 도움으로 간단한 서양식 요리 형태의 꽃게 요리를 즐겨보자.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꽃게 손질법

게 요리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게가 쉽게 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게를 구입 즉시 요리하는 것이 요령.

솔로 문질러 씻고 껍질이 단단한 집게발은 칼로 두들겨 껍질을 대강 부순 후 주방가위로 잘라내면 된다. 먹을 때 날카롭지 않고 요리할 때 다칠 염려도 사라진다.

게 요리에서 어려운 부분은 등딱지 떼어내기. 배쪽의 삼각형 모양에 손을 넣어서 반대 방향으로 껍질을 들어올리면 쉽게 열린다. 내장을 제거한 후 게를 자를 때에는 위에서 내려치듯이 단번에 자르는 것이 쉽다.

■꽃게 요리

●이탈리아풍 꽃게 수프

▦재료

꽃게 60g, 홍합 3개, 관자살 3개, 새우 2마리, 다진 마늘 2g, 화이트 와인 15㎖, 브랜디 5㎖, 생선육수 30㎖, 올리브 기름 6㎖, 토마토 소스 50㎖, 베이질 잎 3g, 파세리 다진 것 1g, 레몬 1/2개

▦만드는 법

1. 소스팬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달군 다음 마늘을 넣고 브라운 색이 날 때까지 볶는다.

2.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꽃게와 홍합, 관자, 새우를 함께 넣고 볶으면서 약간의 브랜디로 순간적으로 불꽃을 피워 냄새를 제거한 후 화이트 와인을 넣고 다시 끓인다.

3. 토마토 소스와 생선 육수를 붓고 베이질 잎 다진 것을 넣은 뒤 은근한 불에서 15분 정도 끓인다.

4. 수프 접시에 보기좋게 담고 베이질 잎을 한 장 올려서 마무리한다.

▦포인트

꽃게 살을 발라 먹는 맛과 더불어 꽃게의 향취를 얻기 위해서는 국물이 우러나와야 하는데 이럴 때 볶는 방법을 이용한다. 꽃게를 다른 해산물과 함께 볶아주면 육수가 많이 나온다.

해산물의 비릿한 냄새를 없애고 향이 배도록 하기 위해 브랜디를 넣어 순간적으로 불이 붙게 하는 '후람베'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꽃게 그라탕

▦재료

꽃게살 30g, 다진 양파 한 큰 술, 양송이 2개, 생선벨루떼 소스 20g, 생크림 10㎖, 버터, 레몬 1/3개, 화이트 와인, 소금, 후추, 치즈 5g

▦만드는 법

1. 꽃게살을 발라 잘게 찢어 놓는다. 다진 양파를 볶다가 얇게 썬 양송이를 함께 볶는다.

2. 꽃게살과 볶은 야채를 섞어 다시 볶은 후 화이트 와인을 넣고 살짝 졸인다.

3. 생선육수를 걸쭉하게 만든 생선벨루떼 소스를 넣고 생크림으로 농도를 조절한다. 레몬주스,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4. 팬케이크 위에 재료를 넣고 예쁘게 싼다.

5. 살을 발라낸 게에 재료를 담고 소스로 살짝 덮은 후 치즈와 재료를 얹는다.

6. 오븐 온도 220도에서 약 5분간 구워 갈색으로 멋을 낸다.

▦포인트

일반적인 그라탕과 달리 꽃게 껍데기만 떼어내고 속살을 발라낸 곳에 재료를 담는다.

꽃게 다리에 남은 살을 놓치지 않기 위한 방법.

생선 벨루떼 소스는 냄비에서 버터를 녹인 다음, 밀가루를 넣고 흰살고기 뼈를 우린 생선육수를 조금씩 넣으면서 주르륵 흐를 정도로 농도를 맞춘다. 그 다음 양파와 클로버를 소스에 넣어 30~40분 정도 익힌 다음 걸러서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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