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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산하기관 '인사 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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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산하기관 '인사 희극'

입력
200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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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맘 먹으면 할 수 있다. 순리대로 될 것이다." "내가 왜 건강보험 재정파탄 책임을 뒤집어 써야 하지.. 명예를 회복하기 전에는 절대로 물러날 수 없지."지난달 17일 서재희(徐載憙ㆍ73)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거취를 놓고 김원길(金元吉) 보건복지부 장관과 서 원장 사이에 오 간 말싸움의 일단이다.

그로부터 1개월여 지난 9일에도 비슷한 사단이 빚어졌다. 복지부는 이날 1급과 2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복지부를 떠나는 간부를 서 원장 후임으로 내정했다.

"후임자가 결정됐으니 떠날 채비를 하라"는 메시지였다. 그러나 서 원장측으로 부터는 "'지금도 (사퇴할) 생각이 없다'는 메아리가 들려왔다.

이 소식을 접한 복지부 간부는 "이번엔 나가야할 텐데. 우리와 또 한번 붙으려는 건가"라며 혀를 찼다.

건강보험 급여 심사 등을 담당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복지부의 산하기관이고 원장을 포함한 임원급 인사도 복지부가 관할하고 있다는 점은 '법적으로' 인정된 사실.

그런데도 상하를 구분할 수 없는 해프닝이 잇따르고 있다. 그 이유는 두가지. 서 원장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전 동서이고 그의 원장 취임이 다분히 정치적으로 결정된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흥미진진한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요." 복지부의 한 직원은 이렇게 꼬집었다. 그의 말대로 정치인(Politicianㆍ영영사전 상으로 '개인이나 당파의 이기적인 이득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란 뜻)들이 가세했던 공공기관 인사는 이제 한편의 희극으로 전락하고 있다.

김진각 사회부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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