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9일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고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를 조속히 완료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견해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예방한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과 제임스 켈리 동아태 차관보를 1시간 10분 동안 면담한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이 전한 이같이 내용의 친서를 받았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친서를 전하면서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종결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미간 협의가 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을 표하고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조속히 완료돼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미북 관계가 남북 관계와 함께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미사일 방어체제의 추진과 관련,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전략적 틀(strategic frame work)을 설명하고 이 틀의 4대 요소로 대량살상 무기의 비(非)확산, 대량살상 무기의 반(反)확산, 미사일 방어, 최저 수준의 핵무기 감축을 제시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냉전 시대와는 다른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위협이 대두함에 따라 기존의 냉전적 억지개념으로는 불충분하며 새로운 방어용 무기체계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인식 아래 미 정부가 미사일 방어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방한이 미국의 최종 입장을 통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동맹국 및 관련국과의 협의 과정의 시작임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미국이 탈냉전 후 새로운 국제안보 위협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미사일 방어체제를 추진하고자 하는 데 이해를 표명하고 미 정부가 동맹국 및 관련국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서 세계 평화와 안전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이 구상을 추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북한과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대북정책 검토가 끝난 뒤) 가까운 장래에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은 11일 임동원(林東源) 통일 김동신(金東信)국방 장관을 만난뒤 이날 오후 인도로 떠난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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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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