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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벤트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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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벤트 대책

입력
200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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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부품소재 투자사절단 14회 파견, 유럽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유치단 9회 파견, 일본 및 유럽기업 최고경영자(CEO) 방한초청, 홍콩 싱가포르의 벤처펀드 관계자 방한추진, 국내에 투자한 외국기업 CEO 지방시찰.. 8일 경제장관들이 모여 내놓은 외국인투자유치 대책의 핵심 내용들이다.하반기 대통령의 남미지역 순방, 5월중 국무총리의 중동 순방, 장관들이 이끄는 무역사절단 12회 파견, 북미(27개) 유럽(38개) 중남미(3개) 중국(15개) 동남아(25개) 기타(22개) 등 총 130회 해외박람회 개최, 제3시장 시장개척단 파견.. 지난달초 역시 경제장관들이 밝힌 수출활성화 대책의 주요 내용들이다.

수출과 외국인투자는 한국경제의 생명줄. 달러가 바닥나 환란을 겪은 나라에서 안정적 달러확보의 길은 수출과 외자유치 뿐이다.

"미국의 대기업 하나가 투자하는 것은 몇 만명 주한미군 주둔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까지 있다.

그토록 중요한 수출과 외국인투자에 비상등이 켜졌는데, 대책이란 오로지 방문과 초청, 전시회, 설명회 일색이다.

정책은 실종됐고, 오직 이벤트만 있을 뿐이다. 그나마 재탕삼탕. 낡은 '대책 매뉴얼'을 꺼내 포장만 바꿨음이 분명하다.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장관들이 해외로 나가고, 행사를 만들고, 외국거물들을 초청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외국에선 자국상품판촉과 외자유치를 위해 장관, 국회의원이 의전에 관계없이 상시 해외세일즈에 나서고, 투자자들에겐 땅과 기반설비까지 무상제공하고 있다.

정부 대책을 들여다보면 공무원 사회에서 '내용에 실패한 관료는 살아도, 포장에 실패한 관료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만도 하다.

경제부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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