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이 주는 환경적, 교육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경제적 가치 역시 매립으로 인한 개발이익보다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때문에 이전에 계획되었거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공유수면매립 계획은 속속 보류되거나 백지화하고 있다.
하지만 시흥시는 오이도 갯벌매립을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시흥시는 오이도주민과 시민단체들의 줄기찬 매립반대 의견을 완전히 무시한 채 사업자를 선정하고 매립을 강행하고 있다.
1997년 환경영향평가 설명회에서 참석한 오이도 주민들이 전원 반대했음에도 매립계획을 추진했고, 2001년 예산편성시 시의회가 사업개발비를 전액 삭감했으나 다음날 수정예산으로 25억원을 다른 항목으로 변칙 편성하는 등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철저히 외면했다.
또 시흥시는 75억원의 사업비 확보를 통해 추가예산 없이도 사업을 강행할 수 있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는 개발에 앞서 세워야 할 매립지 이용계획도 마련하지 않는 등 무모하게 매립후 개발이익에만 집착하고 있다.
시민들이 매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이 계획이 민주적 수렴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민주적으로 수렴된 반대 여론마저 무시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갯벌매립은 이 곳을 생계터전으로 삼는 주민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다. 셋째, 오이도 갯벌은 생태적ㆍ경제적 가치 외에도 우리나라 최대의 패총 발굴지로서 문화적 가치까지 지니고 있다.
따라서 시는 오이도 지역을 신석기 패총문화와 갯벌을 묶어 생태체험 관광지로 개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에 대해 새로이 검토해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시는 매립사업을 통해 주민 편의를 위한 토지와 시설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시흥은 지금도 주민 편의시설을 유치할 수 있는 토지 여력을 매우 많이 갖고 있다.
구염전 부지도 생태환경이 유지되는 방식으로 시민합의를 거쳐 활용한다면 시흥시 뿐만 아니라 인근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시가 의지만 갖고 있다면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구상이다.
갯벌에 대한 경제적 평가는 갯벌의 가치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실제 평가작업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개발에 따른 손익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개발을 유보하여 다음 세대가 결정하게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장동용·시흥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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