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47) 영국 총리가 8일 차기 총선을 6월 7일 실시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영국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갔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의회 해산을 요청, 동의를 얻은 후 총선 일자를 공식 발표했다.당초 이달 초 실시하려다 구제역 파동으로 늦춘 이번 선거에서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유례없는 인기를 바탕으로 압승을 거두어 연속 집권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 총선 배경
선거법상 집권 후 5년 내에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오는 2002년 5월까지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레어 총리가 조기선거를 결정한 것은 올해를 다시 집권하기에 가장 유리한 시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해 유가인상 항의시위 등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경제가 호조를 보이며 재집권의 기반을 닦았다. 25년 만에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사상 최대의 재정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 3세대 이동통신사업면허 공매를 통해 20억 파운드(40조원)의 재정수입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총선을 늦출 경우 미국 경기둔화의 영향을 받아 선거에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주요 이슈
공공 서비스지원과 소득세 인상문제, 유로화 가입 시기 등이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은 학교와 병원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블레어 총리가 통상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문 앞 계단에서 하던 총선일정발표를 학교에서 한 것도 교육분야 지원 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내년 가을께 국민투표를 통해 유로화 가입을 결정할 계획이다.
반면 보수당은 세금감면과 유로화 가입반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전망
1997년 집권이후 여론조사에서 줄곧 보수당을 앞질러온 노동당은 최근 격차를 더욱 벌리며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갤럽조사결과 양당의 지지율 차이가 23% 포인트로 나타났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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