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어려움은 없습니다."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중 가장 심한 시련을 겪었던 광주월드컵경기장이 '기한내 완공 불투명'의 우려를 깨고 8월 10개 경기장중 5번째로 완공된다. 경기장 건설사가 두번이나 바뀌고 연계도로 건설사도 부도 난 최악의 상황서 오히려 공기를 한달여 앞당기는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7일 광주경기장에는 기와올리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관람석 지붕을 엮게 될 기와(스테인레스 스틸판)는 광주경기장의 독특한 상징이자 광주시 월드컵기획단의 땀과 눈물이나 다름없다. 이 작업이 끝나면 광주경기장은 '빛고을'의 한켠에 우뚝 서게 되는 것이다.
광주경기장의 출발은 최악이었다. 착공 1년만인 98년12월 최초 건설사였던 금호산업이 입찰비리로 탈락되고 1달여 공사를 쉰 끝에 ㈜한양이 이어받았다.
그러나 1년만에 한양이 또 부도를 맞았고 이제는 남양건설이 세번째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이 와중에 도로건설사인 동아건설마저 부도로 쓰러져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공정이 조금씩 늦어진데다 골조공사가 난항에 부딪쳐 지난해까지만 해도 예정공정에 4개월이나 늦어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종점검기한(내년 2∼3월 예정)내 완공도 의심스러웠다. 10개 구장중 꼴찌로 처졌음은 물론.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는 길은 야간작업도 불사하는 강행군 뿐이었다.
당연히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그러나 감리사에 확인 결과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2년동안 하루도 쉬지 못하고 밤 10시 이전에 퇴근해 본 적도 없습니다." 월드컵기획단 장상근팀장(49)은 부실 예방을 위한 노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설날이나 추석때도 차례만 지내고 바로 출근, 공사를 독려했다.
감리단 직원들도 "예산이 없어 시간외수당을 못주겠다"는 시의 통고를 받고도 군말없이 야간작업에 나섰다. 건설사 교체, 야간작업 등으로 우려되는 부실시공을 막기 위해 정밀안전진단을 2차례 받았고 모든 공정을 이중삼중으로 哲저하게 점검하다보니 돈을 못받은 하청회사 사람들에게 툭하면 멱살잡이를 당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광주구장은 이제 울산(완공) 수원, 대전(이상 5월) 부산(7월)에 이어 5번째로 준공식을 갖게 됐다. 광주구장은 유일하게 국내기술진이 설계, 시공을 맡았다.
독특한 스테인레스스틸 지붕, 관람석 청결을 위한 방조망설치, 중수도사용 등 직원들의 아이디어도 빛난다. "감사원직원, 국회의원들이 걱정하고 내려왔다가 안심하고 올라간다"라고 말하는 직원들의 표정에서 구김살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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