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자주 접하게 되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청소년들이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경향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자기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기에 청소년들이 지나친 연예인신드롬에 빠져 있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성형수술로 고칠 부분은 다 고쳐서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는 여중생이 넘쳐나며, 스타가 되면 웬만한 언행은 다 용서가 되고 광고 한번 찍으면 '억'을 만질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아이들이 열병처럼 스타들의 뒤를 쫓고 있다.
단순히 청소년기 인격발달 단계에서 생기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아 넘길 수만은 없는 단계로 보인다.
실제로 연예인 지망생중 연예인이 될 수 있는 확률은 몇만분의 일도 안된다. 연예인이 되었다 할지라도 이들이 다 고소득자가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는 일 역시 그렇게 재미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인기중견배우 B씨는 " 추운 겨울날 흙탕물속에 빠지는 장면이 나오면 그대로 해야 한다.
수많은 NG를 거듭하며 온갖 고생속에 연기를 해내야 하는 애로를 청소년들에게 있는 그대로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이 연예인신드롬에 빠져 있는 이유는 연예인이란 직업의 화려한 면만 강조되고 있고, 이들이 스타덤에 오르기까지의 고생스런 과정, 단지 1%의 연예인만이 스타로 활동하는 한국의 스타 시스템 등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 하나의 원인은 청소년들이 지금까지 성장해 오면서 다양한 세계에 대한 안목과 꿈을 갖지 못하게 하는 한국의 교육체계와 사회 분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가운데 무조건 다른 사람을 닮아 가려는 현실은 우리나라 교육여건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사회주류에 들어가려면 중고교시절에 반에서 몇 등안에 들어야 한다고 강조되는 철저한 입시위주의 교육속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는 청소년들이 하나의 돌파구로서 연예인의 길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들 청소년들에게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성공의 기회와 추구해야할 의미있는 가치가 많다는 것을 알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와 사회는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연예인이 된다는 것이 그렇게 화려하거나, 쉬운 길만은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인식시켜야 한다. 기성세대도 연예인 신드롬을 단지 질책하고 있을 일만은 아닌 것이다.
김농주·연세대 취업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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