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마술사' 고종수(23ㆍ수원)냐, '바람의 아들' 마니치(29ㆍ부산)냐.올 시즌 다혈질의 성질을 죽이고 '순한 양'으로 순치된 '축구천재' 고종수와 '유고특급' 마니치가 팀 운명을 걸고 맞대결을 펼친다.
9일 수원에서 열리는 2001아디다스컵 조별리그대회 결승 1차전을 앞두고 토종과 용병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을 건 두 선수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팀 승패가 갈라질 전망이어서 일촉즉발의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고종수는 최근 안양 및 전북과의 경기서 팀이 올린 3골을 싹쓸이, 골게터로의 변신에 성공하며 축구인생에 있어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8일 현재 아디다스컵에서 4골을 잡아낸 고종수는 그중 3골이 프리킥 득점일 정도로 더욱 정교해진 킥력을 자랑하고 있다.
'차분해졌다'라는 말이 쑥쓰러운 듯 고종수는 "1월부터 꾸준히 연습했고 동료들이 많은 찬스를 만들어줘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겸손해 한다. 과연 '히딩크사단의 황태자'로 떠오르고 있는 고종수가 수원(6연승)의 연승숫자를 7로 늘리며 팀우승을 이끌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고종수-데니스-산드로로 이어지는 수원의 공격라인이 부산의 견고한 수비진을 뚫을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며 홈경기인 만큼 수원의 우세가 예상된다.
부산의 용병 마니치는 최근 판정에 대한 항의를 자제하는 등 팀 플레이에 적응하는 모습이 눈에 뛴다. 우성용(5골)과 투톱을 맡고 있는 마니치는 4골 5어시스트를 기록할 정도로 골 욕심을 버리고 어시스트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천후 공격수인 마니치는 100㎙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돌파가 트레이드마크. 상대 수비를 속수무책으로 만드는 마니치의 측면돌파에 이은 센터링은 우성용의 발과 머리를 통해 득점으로 연결되는 부산의 주득점 루트다. 부산은 수비와 기동력에서 수원보다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한편 경남 통영출신으로 통영중-동래고 6년 선후배 사이인 수원 김호(57)감독과 부산 김호곤(51)감독의 용병술 싸움도 관심거리다. 또 99년 정규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샤샤(당시 수원)의 핸들링 골든골로 우승을 내준 부산이 구원(舊怨)을 풀며 김호곤감독에게 프로데뷔 첫 우승을 안겨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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