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5월9일 영국의 소설가 겸 극작가 제임스 배리가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 1937년 몰(歿).배리는 '친애하는 브루터스''메리 로즈'등의 희곡과 '독신 시대'등의 소설을 남겼지만, 그의 이름을 문학사에 기록한 작품은 '피터팬'일 것이다. 1904년 5막의 크리스마스 아동극으로 초연된 뒤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을 작가는 뒷날 '켄진튼 공원의 피터 팬''피터와 웬디'라는 소설로도 발표했다.
'피터팬'은 1924년 하버드 블레논 감독이 영화화했고 1953년에는 월트 디즈니사의 컬러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세계에 보급돼, 이제 피터팬이라는 이름은 어른이든 어린이든 누구에게나 익숙하다. 1912년, 런던의 켄진튼 공원에는 피터 팬의 입상이 건립됐다.
태어나자마자 엄마 품을 떠나 공상의 나라에서 영원한 소년으로 살게 된 피터와 그 에게 이끌려 공상의 나라로 간 소녀 웬디가 '피터팬'의 주인공이다.
피터와 웬디는 공상의 나라에서 요정이나 동물들과 놀기도 하고 해적 후크 일당과 싸우기도 하며 신나는 모험을 한다. 웬디는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매년 한 차례씩 피터에게 놀러가도 된다는 부모의 허락을 얻는다.
이 작품의 주인공 피터팬에서 피터팬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왔다.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 카일리가 명명한 피터팬 신드롬이란 육체적으로 성년이 된 뒤에도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남성들의 마음 상태를 말한다. 나르시시즘, 무책임, 무기력, 의존성 등의 증후들로 이뤄진 피터팬 신드롬을 보이는 어른들은 말하자면 어른 아이인 셈이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는 조금 다른 맥락에서 이와 비슷한 증후군을 보이는 어른들을 '어른이'라는 재미있는 말로 불렀다. 어른이들은 동심 속에서 살지만, 그 동심은 흔히 위험스러울 만큼 반사회적이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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