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처리를 둘러싼 은행과 투신의 갈등이 간신히 수습됐지만 이번에는 현대건설의 출자전환을 두고 '2라운드' 격전을 치러야 할 처지다.8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채권단은 투신권에 현대건설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없을 경우 5,400억원 상당의 보유 회사채 금리를 대폭 낮추고 향후 3년간 만기연장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투신권이 1조5,000억원의 출자전환 및 1조4,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없다면 이에 상응하는 손실분담을 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폭은 출자전환 분담액 수준 만큼 이뤄져야 하며 앞으로 3년간은 회사채 만기 상환요청을 해서는 안 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신권의 반응은 차갑다. 이미 공동대책반까지 구성한 19개 투신사들은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 참여 요구에 대해 "고객이 맡긴 자산을 함부로 주식으로 바꾸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혀놓은 상태.
게다가 회사채 금리 인하 및 만기연장 요청에 대해서도 "역시 고객 자산에 손실을 끼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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