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본 지 두 돌 반을 갓 지난 타악 퍼포먼스 '두드락'은 세계를 두드린다.서울 강동구 둔촌동 두드락 빌딩은 지하 연습실에서 울려 나오는 우렁찬 타악 리듬에 잠 들 겨를이 없다. 3월 정동극장 공연에서 400석 만원 사례를 경험한 자신감이 생생히 살아 있다.
"이제 버전 업을 위한 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으니, 해외 마케팅 순서죠. 9월이면 독일 BMW의 초청으로 2주 동안 4개 도시 순회 공연에 들어갑니다." 두드락 프로덕션 대표 최익환(40)씨가 기대에 부푼 표정이다.
'두드락' 은 전통 문화의 현대적 변용과 해외 진출에서 새 전기를 이룰 전망이다.
브로드웨이 아시아, 디즈니 월드, 콜럼버스 컴퍼니아 등 미국 기획사는 물론, 일본과 호주 등지서도 자료를 요청해 오고 있다. 두드락도 세계화한다.
지난 1월은 미국 콜럼비아대에서 설치 미술을 전공한 한인 2세 엘런 셔브(28)를 영입, 무대의 시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오고 있다.
6척 장신에서 뿜어 나오는 시원스런 몸짓은 '두드락의 세계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녀는 "6년전 사물놀이에 미쳐 장고를 배웠다"며 함성과 함께 북채를 휘두른다.
셔브는 두드락이 걷고 있는 변화, 시각화ㆍ세계화의 상징이다. 마임이스트 유홍영의 지도로 탭 댄스, 연기 훈련, 아크로바틱 등 현대적 퍼포먼스 훈련도 소화해 낸 것은 그래서다. 미국의 재즈 피아니스트 런 프랜튼도 참여, 새 창작 선율을 보강한다.
이전까지는 영화 사운드트랙 등 기존 선율을 편집하는 데 의존했다.
'두드락'은 대표 최씨가 20년 넘게 닦은 정통 농악 경력의 자부심이 짙게 배어 있다.
수원 한국민속촌 농악 단원(우도 농악), 서울 남사당 단원(서도 농악) 등의 활동으로 전국 농악풍물을 섭렵한 그는 93년 서울풍물단을 조직, 김덕수패, 두레패와 함께 3대 사물놀이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의 '두드락'은 간단 없는 버전 업의 결과이다. 98년 서울풍물단 멤버 6명으로 첫발을 디딘 이래 개량 북(모듬북)과 개량 운라 등 개량 악기는 물론, 창작 한복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 갔다.
이어 청바지 등 현대 의상과 코믹 마임, 안개 등의 볼거리로 무대를 채워 갔다. 타이츠 차림은 연습장에 제한된 것은 아니다.
우선은 13일까지 정동극장에서의 공연 준비에 여념 없다. 3월 공연의 앵콜 무대이기도 한 이번 무대는 드라마적 요소를 보강하기 위해, 극단 인혁의 연출가 이기도씨가 마무리 작업을 맡았다.
4월중 BMW측의 협상단과 독일 공연 개런티 협상이 마무리되면, 6만 달러 정도의 공연 수입이 예상된다고 두드락 프로덕션측은 보고 있다.
"비록 본격 해외 진출이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대접은 받아야 합니다." 성급한 마음에 잘 못 했다가는 '얼마 짜리'로 낙착돼, 그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며 최씨는 땀을 쓸어 내렸다.
www.doodrock.com.
장병욱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