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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 달리기 열풍

입력
200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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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열풍이다. 달리기 다이어트를 통한 개그우먼 이영자와 탤런트 박철의 놀라운 변신, 마라톤 영웅 이봉주의 세계 제패 소식은 달리기라는 단순한 운동을 매력 넘치는 건강운동으로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운동화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달리기 인구는 크게 늘고 있다. 달리기는 남녀노소 어느 연령층에나 효과적인 운동일까? 그리고 얼마나 빨리, 멀리, 자주 달리는 것이 좋을까?■ 여성

생리 중인 여성은 뛰는 게 좋은가. 출혈량이 많은 첫째 날이나 둘째 날은 적합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생리기간 중 운동이 권장사항은 아니지만, 혈액순환과 근육강화 및 유연성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또 감정적 증세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피임 중인 여성, 특히 피임 약을 먹는 여성에게 달리기는 특별히 나쁜 운동이 아니지만, IUD(자궁내 피임장치) 같은 것을 삽입한 여성은 고통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출혈을 동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마라톤 참가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 IUD장치를 제거하는 게 좋다.

달리기가 임신이나 출산에 영향을 미치느냐 여부는 아직 의학계의 논란거리이다. 학계에는 마라톤을 즐기는 여성에게 생리주기의 변화가 왔으며 출산률도 낮아졌다는 사실이 보고돼 있다. 그러나 임신 중 규칙적 운동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임신 전 적어도 6개월 이상 규칙적으로 뛰어왔다면, 임신 후에도 계속 달리기를 즐기는 것은 무방하다. 또 다른 연구는 임신 중 규칙적 운동은 몸 안의 산소공급을 활발하게 해 태아 발육에도 좋은 효과를 미쳤다고 밝히고 있다.

달리기가 가장 필요한 연령층은 바로 갱년기 여성이다. 에스트로겐 호르몬 공급이 감소되면서 심장병 발병률이 훨씬 높아지는 나이다. 자녀들도 성장해 엄마로서 역할을 다했다고 여겨졌을 때 여성에게 새로운 도전과 목표의식을 갖게 하는 좋은 동기가 될 수도 있다. 중년 여성에게 달리기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망가지는 체형을 교정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린이ㆍ청소년

어린이에게는 달리기를 놀이의 확장 개념으로 접근시키면 좋다. 달리기는 뛰어난 유산소 운동이다. 부모는 어린이와 달리기를 함께 하면서 스포츠 정신을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기고 지는 것, 빨리 달리는 것은 아이들에게 결코 중요한 목표가 아니다.

어린이들에게는 단거리가 좋고, 청소년은 점점 체력이 좋아지므로 장거리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마라톤은 청소년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달리기 전 워밍업, 달리기 후 정리운동 등의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한다. 달리기 전후의 가벼운 스트레칭은 운동 부상을 예방하고 에너지를 재충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장년ㆍ노년

40세가 넘었다면 운동 시작 전 의사와 상담하거나, 신체이상은 없는지 를 진단하는 게 좋다. 서울삼성병원 박원하 교수는 "중년 이후 연령에서는 동맥 경화나 관상동맥질환 등이 몸 속에서는 진행되더라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면서 "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이 격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심장은 혈관이 좁아져 있는데도 많은 혈액을 공급하게 되므로 자연히 심장에 무리가 생겨 실신하거나 심장마비를 일으켜 돌연사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심전도, 운동부하검사, 근관절기능검사 등을 통해 기본적인 체력을 알 수 있다. 심박동수가 러닝머신의 다양한 속도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상황을 체크할 수도 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던 노인들은 걷기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3~5㎞ 정도 멈추지 않고 걸어본 후 편안한 상태가 유지되면, 가벼운 조깅을 시작한다.

달리기에 적합한 지면은 평탄하고 약간 탄력이 있는 곳이다. 나무나 흙, 잔디와 같이 표면이 부드러운 곳이 가장 이상적이다. 딱딱한 아스팔트 같은 도로에서는 무릎이나 발목의 인대파열 위험이 있다. 나이가 들면 시력도 나쁘고 청력도 좋지 않다.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으므로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 달리는 것이 좋다.

가볍고 편한 조깅화와 짧은 셔츠와 반바지 차림이면 적당하다. 노인일 경우, 너무 덥거나 추운 날은 달리기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달리기, 이럴 땐 과감히 중단하라

◇가슴 중앙이나 왼쪽, 목에 통증이나 압박감이 나타날 때

◇현기증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지나치게 숨이 찰 때

◇심한 두통이나 구토 증세가 나타날 때

◇맥박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거나 건너 뛰는 느낌이 들 때

◇심한 갈증이 느껴질 때

◇무릎, 허리, 발목 통증이 점점 심해질 때

<삼성서울병원 운동의학과 제공>

■"최소 6개월 연습해야 풀 레이스"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고픈 욕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박원하 서울삼성병원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달리기를 시작한 후 최소 6개월 이상 꾸준히 연습을 한 후 레이스에 참가해야 한다"면서 "초보 마라토너는 더운 계절이나, 언덕길이 있는 까다로운 코스의 마라톤 대회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준비기간

마라톤 완주를 위해서는 평소 달리는 속도보다 한 단계 낮추어 뛰는 훈련을 해야 한다. 심장기능이 100% 발휘된 상태에서는 체력이 좋은 사람도 2~3㎞밖에 달릴 수 없지만, 50%정도에서는 누구나 42.195㎞를 거뜬히 달릴 수 있다.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1㎞를 5~7분 정도로 뛰면서 맥박은 1분에 120~140회 정도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근육통은 처음 시작할 때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만 사흘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되면 한동안 마라톤 연습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근육은 한번 무리하게 움직이면, 그만큼 회복기간도 길다.

마라톤 레이스 중에는 2-2리듬 호흡법이 추천된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2걸음을 딛고 또 숨을 내쉬면서 2걸음을 내딛는 방법이다.

훈련은 조금씩 단계를 밟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 40분 정도로 시작했다면, 1주일이나 1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5분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 이래야 심장이나 관절, 근육이 자연스럽게 단련돼 몸의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날마다 속도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편 겨우내 낮은 스피드를 유지했다 봄에 스피드를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부상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겨울에 1㎞를 5~7분에 달렸다면 봄에는 2~3주마다 6분 30초, 6분 등 식으로 조금씩 속도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리는 도중 숨이 차서 힘들면 속도를 줄여 걷기를 하면서 목표 시간을 채우도록 한다. 마라톤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면, 대회 전 계획한 거리를 느린 속도라도 한번쯤 완주해 보는 것이 좋다.

¶출전당일

아침 식사는 보통 대회 시작 2~3시간 전에 간단히 탄수화물 음식으로 해결한다.

출발 1시간 전에는 음료수를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레이스 당일 출발 20분 전부터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10분 동안 가볍게 조깅을 하고 난 후 몇 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가볍게 조깅을 하고, 마라톤 레이스의 스피드로 100~200m를 달려 본다. 워밍업 중간에 화장실도 한번 다녀온다.

박영하 교수는 "충분한 준비운동은 부상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레이스 후반부에 나타나는 사점(Dead Point)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사점이란 마라톤 레이스 도중 호흡이 거칠어지고 달리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워지는 현상으로 대부분 초보 마라토너들이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다. 기온이 높다면 준비운동의 양을 반으로 줄이는 것이 좋고, 여름에는 가급적 레이스 도전 자체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준비운동 중 몸에 열이 나거나, 가슴에 통증, 현기증이 느껴진다면 레이스를 포기한다. 레이스 출발 10~20분 전에는 물을 한 컵 마신다. 수분은 레이스 도중에도 10~20분 간격으로 보충해 준다. 레이스 도중 오버페이스하는 것도 초보자들이 마라톤에서 실패하는 잦은 이유이다.

처음 몇분 동안 인파에 휩싸여 달리게 되는데, 기분에 들떠 인파를 헤치고 나가거나, 앞지르고 나가려 할 필요는 없다. 괜히 체력만 소모하게 되고, 자칫 남을 넘어뜨리거나 남들과 부딪쳐 넘어질 수도 있다. 목표한 속도보다 약간 느리게 처음 1~2㎞를 달리고, 2㎞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속도를 올려간다.

골인지점이 나타나면, 최대 속력을 내 마지막 질주를 한다. 질주 지점은 레이스 전 에 미리 설정하는 것이 좋다.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팔과 다리를 힘차게 올리며 최대 속도를 낸다.

송영주 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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