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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의 진실' 이번엔 밝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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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의 진실' 이번엔 밝혀질까

입력
2001.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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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수돗물 바이러스 검출 공방의 진실이 이번엔 밝혀질까."고 건(高 建) 서울시장이 7일 수돗물 바이러스 조사에 대해 서울대 김상종(金相鍾ㆍ생명과학부) 교수가 주장해온 유전자검색조합법을 병행토록 지시함에 따라 작년 6월 이후 지지부진했던 서울시와 김 교수 및 시민단체의 공동조사가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와 김 교수의 수돗물 공방은 1993년 김 교수가 서울시 수돗물에서 병원성 세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시는 당시 김 교수의 검사방법 등을 문제삼아 즉각 반박에 나서는 한편 수돗물 먹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김 교수는 이어 99년 수돗물에서 급성 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아데노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혀 다시 한번 시를 경악시켰다. 또 지난해엔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엔테로 바이러스까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결국 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김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수돗물 공방이 법정으로 비화해 시민 불안감만 키운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시와 김 교수 및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6월 수돗물 바이러스 검출 여부를 공동조사키로 전격 합의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공동조사는 1년이 다 되도록 아무 성과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가 바이러스 조사법으로 총세포배양법을 고집한 반면 김 교수는 유전자검색조합법을 주장, 지리한 줄다리기만을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주 일부 지방 정수장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환경부 발표가 나오면서 여론이 나빠지자 고 시장은 이날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유전자검색조합법을 받아들이도록 최종 지시,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수돗물 바이러스의 진실이 밝혀지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1년 가까이 미적미적해온 서울시가 공동조사에 얼마나 성의를 보일지 의문인데다 서울대, 강원대, 미국 환경보호청(EPA) 추천기관 등 3개 조사기관에서 사용할 조사방법 등 각론에서 다시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미 지난 2월 서울시가 내부적으로는 유전자검색조합법에 합의하고도 이를 공식 발표하지 않다가 고 시장이 7일 이를 지시한 것은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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