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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바이러스 논쟁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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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바이러스 논쟁 2라운드

입력
2001.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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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바이러스' 논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수돗물에서 소아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까지 검출됐다는 서울대 김상종(생명과학) 교수의 연구논문이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학술지에 실리게 돼 바이러스 논란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전세는 정부, 서울시 등과 입장차를 보여 온 김 교수에게 다소 유리하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는 양상이다.

김 교수의 논문이 실리게 되는 학술지는 '물 연구'(Water Research)'. 전 세계 130여개국의 수질 관련 학회 및 기관 750여개를 회원으로 갖고 있는 '국제물협회'(International Water Association)가 발행하는 월간지로 수질 및 수질관리에 관한 과학과 기술분야를 총망라한 연구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특히 '물 연구'는 과학기술논문색인(SCI))에 등재된 학술지로 논문이 국제적인 공신력을 갖춰야만 게재가 가능한 권위지로 알려져 있다.

국제물협회의 '방침'대로 김 교수의 연구논문(한국 도시지역 수돗물에서의 엔테로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의 검출)이 실릴 경우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김 교수가 여전히 '수돗물의 이단자'로 남아 있지만, 논문이 이 학술지에 실린 이후에는 그의 연구결과가 나라 밖에서는 공인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서울시 등도 편치 않은 표정으로 '국제물협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교수가 1997년 "서울시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한 이후 줄곧 "국제적으로 공인되지 못했다"며 묵과해 온 정부로서는 '입장 수정' 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수질보전학회가 국제물협회 회원으로 가입돼 있어 정부가 김 교수의 주장을 '허황된 주장'으로 치부하기는 어렵게 되는 상황도 예견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사실만으로 연구결과의 공신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실제로 게재될 경우에는 정부 차원에서 연구결과를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해 과거의 부정적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소아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폴리오바이러스는 이미 외국 수돗물에서도 검출됐기 때문에 학술지 게재와는 관계없이 당장 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며 "국민 건강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입장 및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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