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그리스 방문을 마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6일 시리아에서 이슬람교 1400년 사상 로마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이슬람 사원을 찾아 종교간 대화해를 위한 지평을 다시 한번 넓혔다.교황은 시리아 방문 이틀째인 이날 다마스쿠스의 옴마이드 사원에 들어가 이슬람교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가톨릭교와 이슬람교간의 반목과 모든 종교간의 갈등을 씻고 화해를 이뤄내자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당초 교황청은 이날 옴마이드 사원에서 이슬람교와 함께 공동기도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이슬람 교인들의 감정을 고려, 취소했다.
바오로 2세의 이슬람 사원 방문과 공동호소문은 두 종교간의 '천년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공존관계를 모색할 디딤돌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황은 이틀 전 그리스 정교 지도자들을 만나 가톨릭교의 그리스정교 탄압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며 종교 협력과 화해를 촉구했었다.
교황은 7일 골란 고원에 있는 쿠네이트라 지역을 방문, 특별기도회를 갖고 평화를 위한 순례를 계속한다. 쿠네이트라는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에서 점령했다가 1974년 시리아에 반환한 지역이다.
앞서 5일 교황은 다마스쿠스에 도착,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바티칸 깃발을 들고 나온 수천명의 시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교황은 이날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에서 무력에 의한 영토점령 금지와 평화협상재개 등 중동평화에 대한 교황청의 입장을 밝히고, 시리아측이 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반면 아사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인은 과거 예수 그리스도를 배반했던 것처럼 모든 종교를 압살하려 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가톨릭 교회와 뿌리 깊은 갈등 관계였던 그리스 정교국과 이슬람국을 잇따라 방문한 교황은 앞으로 북한과 이라크, 모스크바를 방문, 평화와 화해를 위한 순례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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