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기법이 동원돼 코미디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지난달 30일 첫 선을 보인 MBC '오늘 밤 좋은 밤' 은 풍자, 패러디, 개그, 콩트 등 전통적인 코미디 기법에서 스톱 모션 연결기법, 클레이 애니메이션까지 온갖기법을 동원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10대를 비롯한 젊은층은 코미디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쉽게 웃고 반응할 수 있는 장르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 동안 자극적인 코미디와 토크 쇼가 많았다.
하지만 성인 층은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코미디를 보고 싶어해 '오늘밤 좋은 밤' 을 기획하게 됐다"는 것이 김정욱PD의 설명이다.
콩트형식으로 정치, 경제문제를 풍자하는 '총리일기' 에는 코미디언이 아닌 탤런트 백일섭 김자옥 김주승 등이 출연하고 있다.
첫 회에는 무사안일주의와 무능한 공무원을 풍자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가장 이색적인 코너는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면서도 웃음 뒤에 여운을 주는 '추억은 방울 방울' 이다.
코미디언들이 학창시절 모습을 재현하며 교육문제를 해학적으로 드러내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도 오늘의 교육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내용보다는 형식이 독특하다. 한마디 대사없이 내레이터의 멘트와 코미디언들의 스톱 모션(정지 컷 연결기법)으로 코너를 완성한다.
패러디 기법을 도입한 코너 '월요 시사회'도 있다. 첫 회 감동인 원작을 영화화한 '감자' 를 패러디 해 원조교제 등 사회 문제를 풍자했다.
앞으로는 우리 영화를 다앙하게 패러디할 계획. 1960~ 1980년대를 배경으로 어른들의 아련한 기억 속에 자리한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클레이(점토)애니메이션으로 코너를 구성한 '아름다운 시절' 도 볼만 하다.
폐지된 '코미디 닷 컴' 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알까기 명인전'의 출연자를 확대한 '업그레이드 알까기 명인전' 에서는 최양락의 독특한 개그가 돋보인다.
시청자 공희정(36ㆍ회사원)씨는 "허무맹랑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 웃음속에서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우리의 문제들을 드러내는 것이 인상적이다.
시청률이 낮다고 내용을 더 자극적으로 만드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는 시청소감을 밝혔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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