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종묘에서 열린 전주 이씨 종묘대제(宗廟大祭)에 여야의 '전주 이씨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이 참석했다.이 총재는 전주 이씨 주부공파(主簿公派) 23대 손이고, 이 최고위원은 익안(益安)대군 16대 손으로 각각 이 행사의 고문과 지도위원을 맡았다.
행사장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가벼운 인사만 나눴다. 이 최고위원이 먼저 "건강하시죠"라며 악수를 건넸지만, 이 총재는 가벼운 미소만 지으며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참배 후손 제배 순서에서는 함께 절을 올렸다.
고문 중 한 사람이 축사를 하는 관례에 따라 축사를 한 이 총재는 "종묘대제를 세계인의 문화축제로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 왕이 제례에 앞서 머물던 방인 어숙실에서 왕손 이구(李玖)씨와 만나 환담을 나눴다.
종약원 측은 이 총재만 치사를 하고 어숙실을 방문한 것에 대해 " 종약원 정관 상 고문만 치사를 할 수 있다"고 해명했으나 종약원 이사장인 한나라당 이환의(李桓儀) 부총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총재는 행사 중 먼저 자리를 떴지만, 이낙연(李洛淵) 의원 등 민주당 내 종친들과 함께 참석한 이 최고위원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총재는 당초 이날 특보단과 함께 영화 '친구'를 관람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밤 갑자기 종묘대제 참석으로 일정을 바꾸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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