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미국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한국과 EU 관계자들은 이날 "페르손 총리가 한ㆍEU 정상회담에서 전한 김 위원장의 우려 중 하나는 김 대통령이 워싱턴 방문후 미국의 영향을 너무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3월의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시각차가 노정되자 한국 정부가 당황하며 부시 행정부의 노선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김 위원장이 걱정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지나치게 나쁘게 보고 있다는 점.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계속 지정하고 대북 우려를 표명한 사실을 들며 미국의 대북정책 향배에 무척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후 서울 답방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페르손 총리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민감해 하는 김 위원장에게 "자주를 중시한다면서 너무 미국을 의식한다"면서 "서울 답방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하라"고 조언했다는 것.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반응은 이미 알려진 대로 '신중히 생각하겠다'는 것이었다.
페르손 총리는 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인상도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매우 솔직하고 실무적이며 개방적이었다"면서 "참고 서류가 있었지만 보지 않고 답변할 정도로 문제들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페르손 총리는 그러나 "김 위원장이 경제개혁에 대해서는 충분한 인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김 위원장 스스로도 경제개혁에 대한 경험이 적음을 인정하고 조언을 구해 시장경제와 재정투자, 국민에 대한 경제교육에 대해 장시간 설명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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