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이냐, 물가잡기냐.'한국은행이 8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깊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아직도 침체의 늪을 헤매고 있는 경기를 적극적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조치를 단행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오히려 콜금리를 올려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여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금통위를 이틀 앞두고도 한은과 금통위원들 사이에 콜금리 조정 방향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부양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1ㆍ4분기 성장률이 2%로 예상 외의 호조를 보인데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콜금리를 낮춰 경기 회복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과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4월 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를 넘어선데다 연간으로도 물가관리목표(근원인플레이션 기준 3?%)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콜금리 인하는 취하기 힘든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연 5%인 콜금리를 내리더라도 기업의 신용리스크로 인해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다행히 미국 1ㆍ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경기악화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었다"며 "현 단계에서는 경기보다 물가잡기에 더 무게를 둬야 할 때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금통위에서는 콜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추후 상황에 따라 콜금리를 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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