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엄마는 어린이날 네게 피한방울 줄 수 없구나."13살 꼬마 차화영(홀트초5)양은 손꼽아 기다리던 어린이날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맞는다. 18일 오빠 태승(泰15)군의 골수를 이식 받는 수술이 있기 때문이다.
화영이의 병은 골수의 조혈 기능에 이상이 생겨 피를 만들지 못하는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지난 2월29일 혈소판ㆍ백혈구ㆍ적혈구 수치가 정상인의 3분의 1이하로 떨어져 응급실로 실려 왔다. 호흡곤란과 온 몸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이 화영이의 가녀린 몸을 엄습하기 시작한 것.
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을 앓아 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던 화영이에게 골수 이식수술 후 완치 소식은 꿈 같은 선물.
하지만 수술 전 혈소판이 파괴되는 항암치료 때문에 10여명이 수시로 수혈을 해줘야 한다는 병원측 설명에 엄마 민은경(39)씨는 또 한번 좌절했다. 3~4일 뒤면 시작될 항암치료 전까지 20여명의 O형 혈소판 기증자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지원자는 5명.
그 중 적합 판정을 받은 사람은 3명에 불과하다.
8촌 이내 친족의 피는 수혈할 수 없어 같은 O형이면서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엄마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공예품공장에 다니는 아빠 차호봉(42)씨의 박봉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수술비 3,000만원도 막막하기만 하다.
수술비와 혈소판이 부족해 엄마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는데도 딸은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을 부르며 푸른 5월 하늘처럼 해맑기만 하다.
"제 딸에게 영원히 기억될 어린이날 선물을 주실 분이 없을까요." (02)3779-1729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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