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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국민 主治醫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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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국민 主治醫는?

입력
2001.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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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물이 있었다. 그리고 생명이 태어났다. 지구는 물의 행성으로 그 표면 70%가 물로 차있고, 그 물의 양은 수 십억년 동안 별로 변함이 없었다.지구 이웃 행성들에서 물의 흔적을 찾는 과학자들의 눈에는 기가 막힌 미스터리라고 한다. 그런데 지구 곳곳에서는 물난리가 한창이다.

넘쳐서 야단이고 모자라서 아우성이다. 또 오염으로 생명의 물이 죽음의 물로 변해가는 곳도 허다하다.

■지구의 70%가 물로 차 있듯이 우리 몸의 70%가 물로 되어 있다. 이 비례를 가리켜 인간과 지구의 생명관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하철에 가득 탄 그 수 많은 사람을 물로만 잰다면, 전동차는 물기둥을 싣고 달리는 것과도 같다.

인간은 하루에도 많은 양의 물을 쓰지만 정작 몸이 필요로 하는 물은 2ㆍ3 ℓ라고 한다. 그 물에 생명이 달려 있다.

■정수장과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환경부의 발표로 국민들은 불안에 빠져 있다.

이미 상당수의 수돗물 소비자들이 샘물이나 정수기에서 여과된 물을 마시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생명보호의 본능적반응일 것이다.

소비자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은 전문가들이 내놓는 각양각색의 의견이다. 검출 바이러스의 양을 놓고 괜찮다, 위험하다고 공방을 벌인다. 사람들은 가장 위험하다고 말하는 전문가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

■바이러스 논쟁을 보면서 뭔가 핵심이슈가 빠져 있는 것을 느낀다. 수돗물의 수질관리는 분명 환경부와 지자체의 몫이겠지만,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먹는 물과 국민보건의 관계를 규명하고 책임있는 가이드라인을 공식적으로 밝힐 담당기관은 어디 있는가.

대통령에게는 주치의가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과 관련한 이슈가 나왔을 때 진단과 처방을 내려야 할 국민주치의는 누구이냐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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