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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가톨릭-그리스 정교회 화해의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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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가톨릭-그리스 정교회 화해의 포옹

입력
2001.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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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그리스 성지 순례를 시작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4일 가톨릭 교회의 그리스 정교 탄압에 용서를 구하며,1000년간의 동서 교회 대분열을 치유할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교황이 이날 1204년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약탈 등을 언급하며 가톨릭 교회가 그리스 정교에 저지른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하자,그리스 정교의 최고 수장인 클리스토둘로스 대주교는 놀라움을 표시하며 교황에 다가가 포옹했다.

예기치 못한 교황의 사과는 로마 교황를 기독교의 '대분열'을 일으켰고,이교도 재판에서 제 4자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약탈에 이르는 동방 정교 탄압을 주도한 '이교도'의 우두머리로 여기고 있는 그리스 정교 신자들의 적대적인 감정을 다소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인다.클리스토둘로스 대주교는 이날 교황과의 만남에서 "우리는 당신이 대담한 말을 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으며,우리는 지금까지 어떠한 사과의 말을 듣지 못했다"며 우회적으로 가톨릭 교회의 사과를 요구했다.

로마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동방정교의 본고장인 그리스를 방문한 것은 1054년 기독교 세계가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로 갈라진 '대분열'이후 처음이다. 그리스 방문은 교황이 오랫동안 열망해온,사도 바울의 선교여행 자취를 더듬는 성지 순례의 일환이며,그 동안 거부 입장을 보였던 그리스 정교회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12인 최고종교회의가 지난 3월 승낙을함으로써 성사됐다.

교황은 이날 처음 방문하는 나라에 도착했을 때 땅에 키스를 하는 지난 22년간의 관례를 그리스 정교회의 감정을 고려해 이번엔 하지 않았다. 교황은 대신 바구니에 담긴 흙과 올리브나무 가지에 키스를 했다. 교황은 5일 사도 바울이 '알려지지 않은 신'에 대해 역사적인 설교를 한 아레오파고스 언덕에서 그리스에서 극소수인 가톨릭 신자 1만8,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그리스정교회의 순례 허용에도 불구하고 일부 신자들은 벌써부터 소규모 시위를 계속하면서 교황 방문에 맞춰 대대적인 항의시휘를 계획하고 있어 교황의 방문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지 않은 분위기이다.그리스 정부는 신자들의 항의 시위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경찰 8,000여명을 동원해 삼엄한 경계를 폈다.

교황은 그리스 방문을 끝낸 뒤 시리아를 방문,이스라엘 군이 점령중인 골란 고원에서 평화를 위한 기도를 하고 있어 몰타에서 시복식을 주관한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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