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김대중 대통령과의 6ㆍ15 남북 공동선언을 이행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북한을 떠나 이 곳으로 왔다."유럽연합(EU) 의장으로 평양을 방문,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뒤 3일 오후 서울로 온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저녁 청와대 만찬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페르손 총리는 만찬 답사에서 "각하(김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따뜻한 안부를 전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여러 공동 관심사에 관해 이해를 도출하는 등 이번 방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4일)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드리고 평화를 촉진시킬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해 아직 풀어놓지 않은 '보따리'가 있음을 시사했다.
페르손 총리는 또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과감하게 시작한 분은 김 대통령이었으며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였다"면서 "개방과 화해를 향해 내딛는 한 발자국, 한 발자국들이 모여 되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하는 지난해 12월 스톡홀름에서 만났을 때 평양과 서울에 대표부를 갖고 있는 스웨덴이 남북 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을 강조했다"면서 "이 구상은 EU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그 결과 우리들이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페르손 총리의 답사에 앞서 만찬사를 통해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라며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는 항상 평화를 갈망하는 이들의 편에 서야 한다"는 페르손 총리의 저서 '사상과 연설'의 한 구절을 인용, "여러분이야말로 평화의 전령사들이다"고 치켜세웠다.
김 대통령은 "나는 확신한다"면서 "여러분의 남북한 동시방문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EU 역사에서도 가장 자랑스런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라고 한껏 의미를 부여했다.
페르손 총리는 이날 오후 이틀간의 평양방문을 마친 뒤 특별기 편으로 평양 순안 공항을 출발, 서해안 직항로를 통해 오후 5시50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페르손 총리는 오후 5시께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 회담이 5시간의 마라톤 회담으로 길어지면서 평양 출발이 지연됐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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