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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장미의 이름' / '페미니즘 표방' 오락프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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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장미의 이름' / '페미니즘 표방' 오락프로 등장

입력
200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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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의 오락 프로그램이 등장한다. 방송 사상 오락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페미니즘을 표방한 SBS '장미의 이름' 이 5일 오후 9시 50분 시청자와 만난다." 제 딸이 커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앞당기는데 '장미의 이름' 이 조금이라도 일조하기를 바란다" 는 하승보PD.

4월 30일 오후 서울 둔촌동 SBS 스튜디오에 여성 진행자 임성민 김정화 황빛나가 속속 도착했다. 이어 남성 진행자 남희석 안계범 문경훈이 들어온다. 남희석이 너스레를 떤다.

"보통 남자 MC가 주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보조에 불과하고 여성 진행자들이 돋보인다."

출연자도 대부분 여성들이다. 비행기 여승무원에서 마술사로 전업해 이목을 집중시킨 오은영씨가 다양한 마술을 선보여 방청객들을 놀라게 한다.

첫번째 코너 '아시나요' 는 오씨처럼 전문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거나 이색적인 일을 하는 여성들을 초대해 그들의 일과 삶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모니터를 통해 바텐더 복장을 한 여성 5명의 모습이 비춰졌다. 이들은 합숙을 하면서 칵테일을 만드는 기술을 배운다.

특정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모아 그 분야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코요테 어글리' 라는 코너다.

"전국 8도 여성분들을 다 모셨다구요?" 임성민의 멘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경기도를 비롯한 팔도를 대표하는 140명의 아가씨, 아줌마, 할머니들이 수영장에서 집결하는 모습이 화면에 나타난다.

그들이 팀을 결성해 스포츠 대결을 벌이는 '전국장미체전' 의 첫 회는 수영대결이었다. 우승은 경기도 '나 잡아봐라' 팀이 차지해 100만원의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아 경기지역의 사회복지관에 기증했다.

출전한 여성들은 한결같이 이번 방송출연이 생활에 활력소가 됐다는 반응이었다.

이윽고 남성 시청자 중에 "남자 망신 다 시킨다" 라는 지적을 할 사람이 나올 수 있는 코너의 녹화가 시작됐다.

대학생으로 구성된 남동우 정윤아 팀과 함호진 이은정 팀이 대결을 벌였다.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의 화장에서 의상, 코디까지 해주는 것이다.

여성이 남성에게 대접을 받는 코너 '날개 얻은 천사' 이다. 신세대답다. 한 살 많은 여자 친구와 함께 출연한 함호진(21ㆍ외국어대 스페인어과 2년)씨는 "여자 친구가 기뻐한다면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 고 당당하게 말한다.

3시간의 녹화가 짧게만 느껴진 '장미의 이름' 의 진행자 임성민은 "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신나고 재미있었다.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재미와 감동을 함께 얻었으면 좋겠다"는 첫 녹화 소감을 밝혔다. '장미의 이름' 제작진 사무실에 걸린 '자극으로 다가 간 오락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남기지만, 좋은 정서로 접근한 프로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라는 말을 진정으로 실천하려는 모습이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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