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등 유통업체들이 내놓은 자사 브랜드(Private BrandㆍPB)가 인기다. 화장지나 기저귀 등 대량 구입하는 저가 제품에 국한됐던 각 유통업체들의 PB상품은 최근 들어 토털 브랜드화, 고급화로 눈길을 끌고 있다.PB상품의 장점은 복잡한 유통과정과 브랜드 거품을 제거한 직거래로 가격이 싸다는 점.
여기에 고품질을 원하는 고객의 기호에 맞춰 품질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인기 비결이다.
할인점 신세계 E마트는 PB상품을 '자연주의'로 토털 브랜드화했다.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인 '실용선언' '전망좋은 방' 등과 비슷한 개념의 코너로 도자기 주방소품 침구 서랍장 등 인테리어 용품부터 의류 자전거 세제 문구류 빵에 이르기까지 1,800여 종의 제품을 '자연주의'라는 이름의 한 코너에 모아 판매한다. 서울 가양점 상봉점 등 전국 16개 점포에 이 코너를 개설해두고 있다.
의류는 면 마, 생활소품은 흙 나무 유리 등 자연소재를 주로 사용했다. 가격은 유명 브랜드의 70% 수준이어서 점포당 하루 평균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 종목이다. E마트 가양점 박철호 영업팀장은 "최근 유행하는 젠 스타일의 '자연주의' 도자기는 E마트 식기류 판매에서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등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1위"라고 말했다.
사각쿠션 8,900원, 토마토앙금빵 1,000원, 서랍장 18만원, 도자기(접시) 3,800~6,700원, 순금비누(90g) 5,200원, 자전거 10만5,000원.
현대백화점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선입견을 없앤 고급 PB상품 '현대명품'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현대의 PB상품은 식품 16종으로 99년 참기름, 두부에 이어 지난해 2월부터 된장, 고추장, 표고버섯, 소면, 녹차 등을 출시했다. '명품' 참기름은 100% 국산 참깨를 재래식으로 압착해 짜는데 수입 원료를 사용한 참기름 가격의 3~4배. 국산 참깨를 구입할 수 없어 몇 개월간 생산이 중단하기도 하는 등 품질을 보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명품' 된장 고추장은 경기, 강원도산 국산 콩을 원료로 하는 등 전통 방식을 고수해 기존 브랜드 제품보다 20~30%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두부(400g) 1,500~1,600원, 참기름(500㎖) 2만2,000원, 된장(1㎏) 1만3,700원, 표고버섯(600g) 13만원, 꿀(2.4㎏) 23만원, 대게살통조림(190g) 9,800원.
할인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다국적 기업의 이점을 살린 수입 PB상품이 특징. 영국 홍콩 대만 등 전세계 850여개 매장에서 동시에 취급하고 있는 남녀 의류 PB상품 '롱아일랜드'를 글로벌 소싱해 올 하반기부터 출시한다.
삼성테스코 관계자는 "완제품, 부품을 세계 각지에서 조달하는 글로벌 소싱은 최소비용으로 우량상품을 구입할 수 있어 양질과 저렴한 가격을 동시에 요구하는 PB상품에는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천, 안성 농가와 직접 계약한 홈플러스 PB 돼지고기도 기존 브랜드인 하이포크의 2~3배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돼지고기(100g) 930원, 면티셔츠 5,900원, 남성 면바지 1만8,900원.
LG홈쇼핑은 PB상품으로 이스라엘 수입 다이아몬드 나석 '이그니스'와 의류 '이소페이스'를 내놓고 있다. 3단계 자체 검정을 거쳐 선발된 최고급 다이아몬드 아래쪽에 LG 브랜드와 고유번호를 레이저로 새겨 상품 가치를 높여준다. 월평균 매출은 1억~2억원. 3부 나석이 100만원 선. 납품업체의 재고부담을 없앤 '완사입 매입'으로 가격을 낮춘 의류 '이소페이스'는 재킷 13만~18만원, 바지 6만~9만원, 원피스 9만~14만원 선.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www.lotte.com)은 케이크, 컴퓨터, 여행상품 등을 PB상품으로 내놓았다. 3월말 선보인 롯데닷컴 전용케이크는 유명 호텔에서 제작한 제품으로 티라미스 치즈 케이크 등 9종이며 2만3,000~2만8,000원. 노향란기자 ranhr@hk.co.kr
최근 유통업체의 PB상품은 토털브랜드화, 고급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 E마트의 PB 토털브랜드 '자연주의'매장.
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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