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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서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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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서막이 올랐다

입력
200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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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하고 힘겨워라 이 땅의 왕비여, 한 목숨 보존하기조차 힘들었던 30년. 누가 나에게 빛을 다오."9일 첫 방송될 KBS대하사극 '명성황후'(2TV 수~목 밤 9시 50분)의 화려한 서막이 올랐다. 2일 밤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명성황후 제작발표회'는 대성황을 이룬 뮤지컬 '명성황후'의 주역인 성악가 이태원씨의 애절한 아리아로 서두를 장식했다.

KBS와 '목욕탕집 남자들''불꽃'등을 만든 독립제작사 삼화프로덕션이 공동 제작하는 100부작 '명성황후'는 '왕과 비'를 연출한 윤용훈 PD와 정하연 작가가 다시 손을 잡았다.

무엇보다 '민비'가 아닌 '명성황후'로 민족 자긍심을 되살리자는 취지를 담고 있던 차에 일본의 교과서 왜곡으로 이 드라마는 더욱 호기를 맞았다.

KBS 최상식 드라마국장은 "명성황후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인물이다. 일본이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상황에서 마흔셋의 일생을 대한제국과 함께 명멸한 그의 일생을 제대로 돌아볼 수 있게 돼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주연 이미연과 더불어 4년만에 사극에 컴백하여 대원군으로 포효하는 유동근, 그리고 이진우(고종) 영보당 이씨(정선경), 명성황후의 아역을 맡은 '가을동화'의 어린 은서 문근영 등 출연배우들도 화려한 가례복으로 첫 선을 보여 18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대작의 면모를 짐작케 했다.

시사회에서 선보인 드라마의 1부는 시대 역순으로 빠르게 전개되면서 극적 긴장감을 자아냈다. 명성황후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일본인들의 음모를 짐작하고도 여전히 빈틈없는 전략가의 모습을 잃지 않으며 일본과 러시아, 서구 열강 사이에서 나라를 부지할 방안을 끊임없이 제시한다.

30년 국모의 자리를 돌아보는 그의 모습은 단호하지만 처연하다. 몰락한 가문의 딸로서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의 알력관계를 틈타 입궐하게 된 민자영.

후에 나라를 놓고 자웅을 겨룰 흥선대원군과 첫 만남에서 심상찮은 불꽃이 튄다. 외척들의 첨예한 권력다툼,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은 조선을 열강들이 호시탐탐노리는 시대이니 만큼 여기저기 갈등구조가 산재해 긴박감이 있다.

첫사랑이었던 연상의 여인 영보당 이씨와 고종,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다른 여인들과의 관계는 일종의 '잔재미'. 윤흥식 책임프로듀서는 "'태조 왕건'과 쌍벽을 이룰 국민 사극"이라고 자평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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