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사일방어(MD)체제를 추진하는 명분이 되고 있는 가상 적국들의 핵전력은 어느 정도일까.미국이 집중적인 견제를 하고 있는 중국이 400여기의 핵을 보유하고 있으나 파괴력과 정확도에 있어서 미국과 비교할 수 없는 단계로 알려졌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깡패 국가들'로 지목한 이라크 등은 소련과 중국의 도움을 받아 1970년대부터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나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다.
먼저 중국은 현재 434기의 핵탄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부분 소형이지만 공중, 지상, 해상발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1981년 배치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DF-5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6,800마일, 86년 배치된 해상발사미사일 JL-1은 1,678마일, 65년과 70년에 배치된 공중 발사미사일 Hong-6과 Quin-5은 각각 1,926마일, 373 마일에 불과하다.
때문에 미국 국방 전략가들은 중국의 핵무기를 방어용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적극적인 첩보활동과 급성장하는 경제력으로 보아 상당수준 현대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축 문제에 있어서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 핵무기가 자국은 물론 영국 프랑스에 이르는 수준에 이르기 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국이 대표적인 위험국가로 꼽고있는 이라크는 핵전력의 규모와 정교함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라크의 연구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전투기를 파견할 정도로 이라크의 핵보유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또 걸프전 이후 유엔의 핵 시찰단이 입국했을 때 바그다드의 과학자들이 거의 성공단계에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주로 구 소련과 중국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핵 시설은 98년 말 상당부분이 파괴됐으나 전문가들은 그 동안 축적된 기술과 지식으로 새로운 핵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경우 93년부터 미 중앙정보국(CIA)이 핵보유 가능성을 제기했고 최근에는 핵무기 1~2기를 보유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검증된 바 없다. 또 98년 발사한 대포동 1호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하와이까지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도는 크게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79년부터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온 이란도 핵무기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란은 현재 핵무기를 제조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CIA는 이란의 핵 보유는 시간문제라고 인정하고 있다.
시리아와 리비아도 70년대부터 중국과 소련의 도움을 받아 핵개발에 나섰으나 기술과 자금부족으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리비아의 경우 87년 팬암기 폭파사건이후 핵무기를 구입하여 다른 테러집단에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무튼 미국이 일단 이들 국가의 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방어 계획을 밝힌 이상 미국의 선제공격을 두려워하는 이들 국가도 핵개발에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美-러 핵전력 감축과정
냉전시대 양대 강국이었던 미국과 구 소련은 1960년대 이후 무분별한 핵무기 증강경쟁과 이로 인한 핵전쟁의 위험을 막기 위해 10여 차례 핵전력 제한과 감축과 관련된 협상을 체결했다.
이는 우발적인 사고로 인한 핵전쟁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상대측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한 후 협상이 어려워지면 책임을 상대방에 전가하고 군비확대를 위한 구실로 활용하기도 했다.
양국이 핵군비 통제에 나선 것은 1962년 쿠바 미사일위기 1년 후인 63년 모스크바에서 제한적 핵실험금지협정(Limited Test Ban Treaty)을 체결하면서 부터시작됐다. 지하 핵실험을 제외하고 대기권 우주 수중에서의 핵실험을 금지하기로 한 것이 골자이다.
양국은 이어 68년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ㆍNon-proliferation Treaty), 72년에는 생물무기 개발금지협정을 체결한 후 같은 해 역사적인 전략무기제한협상(SALTⅠㆍStrategic Arms Limitation Talks)에 서명했다.
SALTⅠ에서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과 함께 공격적 전략무기 제한을 위한 잠정협정이 이루어졌다. 이 협정에서는 77년까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미국이 1,054기, 소련은 1,618기로 제한하기로 했다.
SALTⅠ이후에도 양국이 다탄두미사일등 첨단화 경쟁에 돌입하자 79년 SALTⅡ를 통해 양국이 각자 보유할 수 있는 전략 핵무기 운반체계의 총숫자를 85년까지 2,250개로 축소하기로 하고 ICBM 장착 핵탄두의 크기도 상한선을 두기로 했으나 미 의회가 비준을 거부했다.
87년 12월에는 사정거리가 500㎞에서 5,000㎞ 사이의 중거리 핵미사일을 제거하는 중거리 핵미사일 감축협상을 타결했으며 91년에는 양국이 보유한 전략핵무기중 3분의 1을 감축하는 전략무기 감축협상(STARTⅠㆍ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에 이르렀다.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이 체결한 STARTⅠ는 구 소련 해체로 발효가 유보되다가 92년 서명했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2003년 1월 1일까지 양국 보유수량의 3분의 1수준인 3,000~3,500기 정도의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하는 STARTⅡ를 체결했다.
이 협정은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의 중추를 이루는 다탄두 미사일과 대형 ICBM은 완전히 폐기하는 반면 미국이 월등하게 우세한 해상발사순항미사일(SLBM)은 상당량 유지시키기로 합의, 미국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됐다.
STARTⅡ는 러시아 하원이 비준을 끌어오다 2000년 4월 전격적으로 비준하면서 즉시 STARTⅢ으로 추가 군축협상을 시작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보유수를 1,500기까지 줄이자고 제안했으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1일 연설을 통해 핵전력의 대폭적인 일방감축을 선언했다.
최진환기자
■美-러 무기감축 협상 일지
▦ 모스크바조약(63년 8월5일):대기 우주 해저 핵실험에 대한 부분적인 금지.
▦ 핵확산금지조약(68년 7월1일): 런던 워싱턴 모스크바에서 서명.
▦ 생물무기 개발금지협정(72년 4월10일): 생물무기의 개발,제조,비축 금지.
▦SALTⅠ(72년 5월26일): 77년까지 대륙간 미사일 제한.
▦지하핵실험제한조약(74년 7월3일): 지하핵실험 제한.
▦헬싱키선언(75년 8월1일):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공식 발족. 35개 동서유 럽 국가들과 미국, 캐나다 참석하여 유럽의 평화공존 원칙 수립.
▦ SALTⅡ(79년 6월18일) : 85년까지 핵미사일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미국과 소련이 합의했으나 미 의회는 비준을 거부.
▦중거리핵미사일감축협정 (87년 12월8일): 중거리핵 미사일(INF) 감축.
▦유럽재래식무기 감축협정 (90년 11월19일): 16개 나토(NATO) 국가와 6개 바르샤바조약 국가 수반들이 파리에서 체결.
▦STARTⅠ(91년 7월31일): 미국과 소련의 전략핵무기 3분의 1을 감축.
▦STARTⅡ(92년 12월): 전략 핵무기 3분의 1수준으로 감축.
▦STARTⅢ(2000년 4월부터 협상시작): 러시아는 핵무기 1,500기 이하로 감축 제안했으나 미국은 2,000기 이상을 주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