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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표 '대권후보 조기가시화론'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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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표 '대권후보 조기가시화론' 파장

입력
200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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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2일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론'을 제기, 여권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이날 당무위원 회의에서 다른 주자들의 행보와 관련,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총재(김대중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한 발언과 맞물리며 더욱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거론한 '조기가시화론'의 골자는 "후보가 조기에 가시화해도 레임덕이 오지 않는다"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선거 이전에 후보가 나와 선거를 지휘해야 득표력이 생긴다"는 것.

여기에 덧붙여 "지금 내가 영남에 가서 표를 달라고 해서 표를 주느냐 "며 '영남권 후보론'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뒤늦게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나의 생각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내에선 발언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실언으로 보기에는 논리구조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조기 가시화를 거론한 표면적 이유는 1일 조계사 법요식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대권행보를 보고 느낀 위기감이다.

그는 "이 총재가 연단에 서서 손을 흔들고 박수 받고 그러는 것을 보면서 아, 저기는 벌써 선거운동 시작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리는 대권 논쟁 자체를 금기시하는 당내 분위기로 보아 설득력이 떨어진다.

청와대와의 교감설도 나왔지만 곧 사그러들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발언 내용을 전해 듣고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당내에선 "은연중 자신의 구상을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른 주자 캠프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은 편. 이인제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경선 시기를 아무리 빨리 잡아도 내년 1월인데 벌써부터 시기를 논하는 것조차 이르다"고 말했다. 레임덕을 우려하는 동교동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부정적이다. 일각에선 '월권'으로 간주하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김 대표의 발언은 '당권-대권 분리론'으로 촉발되고 있는 대권논쟁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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