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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마키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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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마키아벨리

입력
200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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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9년 5월3일 이탈리아의 정치 이론가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1527년 같은 도시에서 몰(歿).마키아벨리의 대표작은 '군주론'이다. 정치 이론을 윤리학에서 명확히 독립시킨 이 저서를 통해 마키아벨리는 근대 정치학의 창시자가 되었다. 그가 이 책에서 기술(記述)하고 있는 것은 정치 또는 통치의 기술(技術)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여우의 지혜(책략)와 사자의 힘(무력)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군주에게는 권력 의지와 야심ㆍ용기가 있어야 하며, 겉으로는 고결한 인격을 드러내더라도 필요에 따라 잔인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힘센 나라들에 휘둘리며 갈기갈기 찢긴 조국 이탈리아의 중흥과 통일을 열망하며 쓰여진 이 책은 흔히 권모술수와 동의어로 이해되는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그가 죽은 지 한 세대도 지나기 전에 로마 교황청은 '군주론'을 비롯한 그의 저서 전부를 금서로 지정했고, 프랑스의 신교도들은 파리의 가톨릭 신자들이 신교도 2,000여명을 죽인 1572년의 성바돌로매 학살을 마키아벨리의 가르침 탓으로 돌렸다.

18세기 들어서는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이 '반(反)마키아벨리론'이라는 책을 통해 '군주론'의 비도덕성을 비난했다. 마키아벨리즘이라는 말은 오늘날에도 대개 부정적 뉘앙스를 담아 사용된다. 그러나 '군주론'이 좌우를 막론한 모든 현실주의적 정치 이론들의 출발점인 것도 분명하다.

세상 사람들에게 이해 받기에는 너무 일찍 태어난 마키아벨리는 평생 가난했고 정치적으로 불운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좌절과 가난을 숱한 여성들과의 염사(艶事)로 상쇄했다. 그의 마지막 애인은 피렌체의 인기 가수 바베라 살루타티였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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