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구상하는 미사일 방어(MD)체제는 지상과 함정, 항공기, 인공위성 등에서 미사일과 레이저를 발사, 적국의 탄도미사일을 격추시키는 다층적이고도 입체적인 방어망일 것으로 보인다.부시 대통령은 1일 연설에서 MD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 등을 밝히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부시가 가상 적국의 소규모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밝혔고, 지난 해 대선 중 지상요격미사일의 불충분함을 거론한 것에 비춰볼 때 MD는 전지구적 범위의 육ㆍ해ㆍ공 방어망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본토 방위가 최우선이기에 MD의 근간은 지상발사 시스템이다. 이는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로, 지상 요격 미사일 100여기를 알래스카에 배치, 대기권 밖이나 대기권 고고도(지표로부터 40㎞ 이상)에서 적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조기 경보위성이 적국의 ICBM 발사를 감지하고 미 본토의 전투관리센터로 정보를 보내면 탄두와 교란체를 식별할 수 있는 '외기권 킬 비히클(EKV)'을 장착한 지상요격 미사일을 발사, 지상의 고주파 X-대역 레이더로 적국의 ICBM을 추적, 파괴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발사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세차례의 실험 중 두번이나 실패했으며 단 한번 성공한 실험도 조작설에 제기될 정도로 교란체와 탄투 식별 능력이 부족해 앞으로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해야만 한다.
해군전략방위(NTW)의 일환인 함정 발사는 이지스 시스템을 갖춘 구축함에 요격 미사일을 장착,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우주의 위성시스템을 이용, ICBM을 잡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2004년에 이 시스템이 준비될 것이며, 개발비용은 150억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중 발사인 항공기 탑재레이저(ABL)계획은 특수 개조한 보잉 747기가 적의 영공에서 화학 레이저를 발사해 적의 미사일을 발사 추진 단계에서 요격한다는 구상이다.
2002년에 요격실험을 한 뒤 2003년에 ABL 3대를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 발사는 원격 조정되는 위성에 레이저 무기를 탑재, 적의 미사일을 추진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첫 실험이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부시 행정부가 큰 주안점을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방대한 미사일 방어체제 구상에 대해 벌써 실효성과 비용문제에 있어 강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2,000억달러 이상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아, MD가 실전배치 되기까지는 요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