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이은 4월의 수출 감소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지만, 그 감소 비율(전년동기대비 9.3%)이 대단히 충격적이다.수입은 더 크게 줄어(16%) 4월의 경우 전체 수출입 교역규모가 5-6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하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올들어 4월까지 기록한 32억여 달러의 무역흑자도 이런 상황에서는 무작정 반길 일이 못 된다. 교역의 총량 규모가 급격히 축소하는 가운데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와 같은 대외 의존형 국가에서는 교역 감소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어느 순간 수입보다 수출 감소 폭이 커져 종국에 적자로 반전하게 된다.
앞으로의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최근 수출 감소는 전세계적인 경기성장 둔화, 특히 미국과 일본의 수입수요 감소에서 비롯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감속세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은 낙관과 비관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본의 경기회복은 현재로서 거의 요원한 상태다.
최근 수입 감소도 결코 바람직한 형태가 아니다. 비생산적인 사치성 소비재 수입은 여전하고 시설재 자본재 등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생산적 투자분야의 수입이 격감하고 있어 어두운 전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더욱이 경기동향으로 미루어 미국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와 개방압력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공산이다.
이 같은 미 일의 보호무역주의가 근자에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듯한 기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여간 심상치 않다. 대내외 어디서도 교역 활성화의 요인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수출입의 동시 감소는 경제규모의 양적 축소, 즉 성장 감퇴를 의미한다. 구조조정 부진, 경기 침체, 실업 증가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경기팽창의 뒷받침이 요구되는 마당에 수출마저 쪼그라든다면 그로 인한 정책운용의 어려움 등 경제 전반에 퍼질 충격파는 예상을 초월한다.
미 일 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전체의 3분의 1에 이르고, 10대 품목의 수출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편중적 수출구조 하에서 효과적인 타개책이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이 전화위복의 적극적 사고로 다각적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 중동 중남미 등 틈새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선 다변화, 품목의 다양화와 고부가가치화 등 차제에 수출기반을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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