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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시간 / '이소라의 프로포즈' 음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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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시간 / '이소라의 프로포즈' 음향팀

입력
200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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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소리 폭 좀 넓혀주세요""기타 톤을 두껍게 잡아 주세요"(이문세)"로(low, 저역 주파수) 좀 낮춰주세요."(최재훈)

'이소라의 프로포즈'녹화가 있는 KBS 신관 공개홀. 가수들의 취향에 따라 요구가 많다.

플로어에서는 거기에 맞춰 주파수를 조절하며 소리를 고른다. "로가 많이 들어가면 소리가 깔리는 느낌이 나죠. 최재훈씨는 높은 소리를 좋아하거든요."

음향팀은 몇 번이고 가수가 요구하는 대로 다시 녹음을 해 준다. 공개홀 위쪽의 부조정실 TS-15도 분주하게 돌아간다.

이곳에서는 홀에서 만들어진 소리를 방송에 적합하게 다듬는다. 48채널 이상의 콘솔에서 악기별로 소리를 조합하고 녹음하여 믹스다운을 한다. 대개의 가수들은 자신의 노래를 잘 듣기 위해 '소리를 올려달라'고 요구한다.

그렇다고 너무 크게 하면 하울링(울림)이 생겨 방송음향으로는 부적합하기 때문에 세심한 조절이 필요하다.

음향팀은 가수의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양파 박정현 등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은 톤을 많이 올리지 않아도 소리가 충분히 울립니다." 이승환 이문세 이은미 등은 음향팀과 상의도 많고, 요구도 많은 소리 전문가들이다.

그러나 '문제 가수'가 더 많다. 한 번 불러보고는 '목 상한다'며 립싱크를 요구하거나, 목에서 생소리를 내며 무조건 '톤을 올려달라'고 한다.

'이소라의 프로포즈'같은 라이브 음악프로는 '소리'의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곡에 따라 배치하는 악기와 마이크 숫자, 방향까지 조정하는데 5시간 이상 걸린다. 그래서 음향팀은 현장에 가장 먼저 나온다.

음악프로그램 녹화장은 녹음스튜디오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건이 열악하다. 악기별로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스튜디오와는 달리 이곳은 악기들이 촘촘히 붙어 있다.

자칫 소리가 섞이기 일쑤다. '이소라의 프로포즈'는 객석이 무대를 둘러싼 소극장 구조여서 음악과 객석의 소리를 따로따로 담아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지난주 출연했던 가수 제시카는 "소리가 너무 좋다(Sound is very good)"며 만족했다.

"힘들지만 이런 칭찬을 듣는 보람으로 일한다"는 김형창씨. 5년째 이곳에서 소리를 잡아내고 있다. 130여명 음향팀 중 상당수가 입사 후 음향만을 담당해 온 베테랑들이다.

'날림 음반' 이라도 최소 3개월은 작업하는데 방송음향은 하룻동안 모든 것이 이뤄진다. KBS 신관공개홀의 경우 일주일에 7개 프로그램을 맡기 때문에 순간의 소리를 제대로 잡아내는 순발력도 중요한 덕목이다.

가수들은 소리에 만족하고, 관객들은 공연장의 현장감을 느끼고, 시청자들은 안방에서 생생한 소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들은 늘 귀를 '쫑긋' 세운다.

양은경 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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