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건설로)삶의 터전을 잃었는데, 통행료 할인조차 없다니요….대기오염과 비행기 소음 때문에 못 살겠어요.’ 지난달 29일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이 성공적 이륙을 계속하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통행료 인하 ‘행정소송’
공항 개항으로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주민들은 영종도와 용유도 일대 1만여명. 주민들은 우선 공항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대상에서 제외되자 2일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영종ㆍ용유주민대(위원장 유건호?劉建鎬)는 “공항건설로 온갖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고속도로 이용료 할인혜택을 주지 않은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고속도로는 영종도 등에 갈 수 있는 유일한 접근로이기 때문에 통행료를 내리지 않으면 생계도 어려워진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2일 영종도 북측방조제에서 통행료 인하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후 공항고속도로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앞으로 행정소송도 불사하는 등 통행료 인하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철책선 놓고 첨예 갈등
공항 주변 해안철책선 설치문제도 주민들과 군당국간 첨예한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다.
군당국은 인천공항 보안을 이유로 영종?용유도 일대 해안 24㎞에 대해 철책선을 설치키로 하고 지난달초부터 공항 남측과 북측 방조제해안에 미관형펜스 등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항과는 거리가 있는 신불도 등 주민거주지역에 철책을 설치하는 것은 관광산업을 위축시키고,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군 당국은 “당초 철책선 설치구간이 주민 반발로 61㎞에서 크게 줄어든 만큼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양측의 대립은 좀처럼 수그러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산화질소 기준치 초과
개항 이후 인천지역의 대기오염과 소음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 인천시가 최근 중구ㆍ남구 등 공항인접지역의 이산화질소(NO2) 측정결과 평균 0.050ppm에 달해 기준치(0.045ppm)를 초과했다.
이산화질소는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고 산성비를 내리게 하는 주범. 지난해 이산화질소 측정치는 평균 0.040ppm으로 기준치를 밑돌았었다.
또 청정지역으로 분류돼 있던 강화군 송해면에서 개항 이후 하루 평균 0.03ppm이 넘는 오존(O3)이 검출돼 초비상이 걸린 상태.
게다가 김포공항과는 달리 인천공항이 24시간 체제로 운영되면서 공항 인근 장봉도 신도 시도 등 4개 섬지역 1,000여가구 주민들은 밤낮없이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들려오는 항공기 굉음은 큰 고통”이라며 “앞으로 항공기편수가 늘어나고 공항이 확장되면 소음 때문에 생활하기조차 힘들 것”이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송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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