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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냉각… 경제엔진 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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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냉각… 경제엔진 식는다

입력
200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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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수출증가율 격감수출비중 큰 반도체.PC 작년보다 30%이상 급감

우리 무역이 미ㆍ일 경기 둔화와 세계 IT(정보기술)산업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 둔화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잠재성장의 바로미터인 시설ㆍ자본재 투자(수입)도 격감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3%를 넘는 상황에서 수출 둔화는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식어 간다는 적신호이다. 그러나 무역침체가 세계경제의 둔화라는 외생 변수에 기인한 만큼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욱 큰 문제이다.

이 판에 미국 정부는 '슈퍼301조'통상보고서를 내고 자동차 등 빗장을 더 열라고 통보했고, 일본도 농산물 등 수입규제 압박을 가중하고 나서 수출의 앞날은 험란하기만 하다.

■ 수출 양극화 심각

1일 발표된 '4월 수출입 동향'은 우리 경제의 고질(痼疾)인 '양극화'현상이 수출에서도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반도체는 전년 동기비 33% 격감했고, 인기품목인 15인치LCD 가격도 지난해 3월 540달러에서 올 4월 280달러로 폭락했다. 컴퓨터 수출도 30.5%가 하락, 올들어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 갔다.

반면에 자동차 일반기계 무선통신(휴대폰)등은 20% 내외의 상승세를 지속, 힘겹게 무역을 지탱했다. 지역별로도 마찬가지. 수출의존도 21.8%(지난해 기준)에 이르는 대미 시장 수출은 올들어 0.2% 성장에 그쳤고, 일본(-0.2%)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더욱이 미일 경제권 우산에 포함돼 있는 대 아세안(ASEAN) 수출은 -10.8%를 기록했다. 그 대신 유럽연합(EUㆍ2.8%)과 '신흥 3중시장 '즉, 중동(9.5%), 중국(12.8%), 중남미(28.2%)가 있어 그나마 두자릿수 감소를 면했다는 분석이다.

■ 반갑지 않은 수입 감소

지난 달(-9%)보다 감소 폭이 확대된 4월 수입(-16%)의 기형성도 우려되는 대목. 수출 부진으로 반도체(-15.1%)와 전자부품(-17.4%) 등 원부자재 수입이 11.3%나 감소했고, 설비투자 위축에 따른 일반기계(-30.4%), 중전기기(-15.2%) 등 시설재 수입도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출에 비해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무역수지는 이 달 10억달러 이상 흑자를 냈지만 투자위축- 생산ㆍ수요위축- 수출감소의 악순환 고리는 더욱 단단해지는 양상이다. 반면에 소비재 수입증가율은 올들어 계속 확대(4월 10.1%)되는 추세이다.

■ 하반기 숨통 트일까

물론 무역에서 우리만 죽을 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들어 미국의 수입증가율은 지난 1월 15.7%에서 2월 -0.2%로, 일본은 1월의 12.0%에서 3월 0.4%로 격감했다.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 우리 수출 경쟁국의 수출증가율도 일제히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 무역이 살아나려면 미일 경기가 회복돼야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산자부도 "하반기 이후부터는 반도체 등 IT경기 회복으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윈도즈 신규 운영체계인 '휘슬러'가 출시되고 최근 인텔사의 펜티엄4 가격인하 발표로 신규시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직 경기논쟁이 수그러들지 않고는 있지만 반도체 역시 ▲반도체 주문출하비율 바닥 ▲신규투자 감소로 수급여건 호조 ▲대만의 머더PC보드 출하회복 등에 근거한 낙관론이 박빙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산자부 김상렬 무역정책국장은 "반도체 등 IT산업 경기가 회복되고 중동 중남미 중국 등 신흥 틈새시장의 전방위 마케팅외교 성과도 하반기부터는 가시화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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