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제수탈 현장은 박물관으로 남겨야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제수탈 현장은 박물관으로 남겨야죠"

입력
2001.05.02 00:00
0 0

군산 상공회의소 김연종 회장전북 군산시 장미동에 폐허로 방치돼 철거위기에 있는 옛 조선은행 건물을 '일제 수탈사 박물관'으로 만들어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를 추진하고 있는 군산상공회의소 김연종(金然鍾,50원우건설 대표)회장은 "군산은 일제시대 식량수탈의 전진기지였고, 군산 조선은행은 그 중심역할을 한 곳"이라며 "이를 역사학습장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회장은 또 "이번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서도 보이듯이 일본이 식민지지배를 미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주장이고, 그들이 증거로 내세우는 것이 일제시대 군산의 발전"이라며 "하지만 일본이 집중적으로 개발한 군산항이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김제평야에서 나는 쌀을 매년 250만석 이상씩 수탈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조선은행 건물을 박물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옛 조선은행 건물을 1923년 일제에 의해 지어졌으며 대지 2,000여㎡에 건평 1,200㎡의 2층 건물로 당시 경성(현 서울) 이외에는 이보다 큰 건물이 없을 정도로 웅장했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 때 인질로 잡혀온 독일인이 설계를 하고 중국인 석공들이 시공을 맡아 세워진 이 건물은 해방 이후 개인 소유로 넘어가 유흥업소 등으로 사용되다가 화재로 내부는 불타고 현재는 겉모습만 남아 있는 상태다.

김회장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99년 군산항 개항 100주년을 맞아 조성된 '100주년 기념 공원'이 일제의 수탈을 증언해 줄 역사교육의 장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단지 시민의 휴식공간으로만 이용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일제시대에 사용되는 창고나 건물들이 남아 어르신들이 그 건물과 얽힌 일제의 만행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이제 그런 것들이 모두 사라졌잖아요. 그래서 아직 남은 조선은행 건물이라도 박물관으로 활용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회장은 "조선은행 건물을 수탈사 박물관으로 만들자"는 것을 각계에 건의하고 있다. 그는 "그 전에는 이런 제안을 하면 '도시미관상 헐어 버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때문인지 시청 등에서도 긍정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다.

현재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기금을 모금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 김회장은 "박물관 전환이 결정이 나면 사료수집을 위한 모임들도 꾸려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