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지법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으로 만난 민주당 박주선 의원과 김태정 전 법무부장관은 서로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김 전 장관으 이날 형사합의30부 심리로 열린 박 의원의 속행공판에서 "옷로비 수사 착수 단계이던 1999년 1월 박 피고인에게 전화를 했다. 국민의 정부 도덕성은 혼자 짊어지고 있는 듯이 행동하는 것을 보고 권력의 속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박 피고인과는 '형님 동생'하던 사이 아니었느냐"는 검찰 신문에 존경하지도 않는 사람을 형님이라고 불를 이유가 있었는지 박 피고인에게 물어보라"고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박 의원도 김 전 장관에게 "내가 형님이라고 부른 적이 있느냐"며 "다른 검사들은 사석에서 그렇게 불렀지만 나는 공무관계상 못하겠다고 버텼다"고 반격했다.
김 전 장관은 그러나 "사직동팀은 옷로비 사건 최초보고서를 건넨 사람은 검찰 또는 경찰 출신 전직공무원"이라며 박 의원의 혐의를 부인한뒤, 재판 말미에 "앞으로는 박 피고인과 좋은 사이를 회복했으면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박 의원은 광주고·서울법대 선후배에다 검찰 재직 때 7차례나 같은 부서에 근무할 정도로 막연한 사이였으나 박 의원이 김 전 장관의 부인 연정희 씨가 연루된 옷로비 사건 때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서 수사에 관여한 이후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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