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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세상 / 바뀐 성 역할에 눈길 '확'

입력
2001.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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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여성상을 반영하는 CF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입영 열차를 타고 군대 가는 아리따운 여인, 자신에게 무관심한 남자에게 먼저 애정을 표현하는 과감한 여 주인공, 남자들을 무릎 꿇게 만드는 여자 등 적극적이고 용감한 신세대 우먼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강조하는 광고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동양생명의 수호천사(입영열차편), 롯데칠성의 실론티(해바라기 사랑편), 파워디지털 017(I 캐릭터편), 휠라(스타일 보드 편) CF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선 동양생명의 수호천사에서는 뜻밖의 장면이 등장한다. CF는 곧 출발할 듯 보이는 기차가 한대 서 있고 그 앞에 선 남녀가 아쉬운 듯 작별인사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기차는 다름아닌 눈물의 입영열차. 둘은 시간이 흐를수록 안타까움에 어쩔 줄 모른다. 그러나 아쉽게도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순간 상상을 뒤엎는 장면이 전개된다. 당연히 남자 주인공인 원빈이 기차를 타리라 생각했는데 군대 가는 주인공은 그가 아닌 여자 친구. 당당하게 입영열차에 오르는 여자 친구.. 남자가 아닌 여자의 군입대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롯데칠성 실론티 CF에선 여성의 과감성이 돋보인다. 바닷가 절벽 위에 아름다운 여인이 있고 그 옆에는 한 남자가 서있다.

남자는 바닷가 저 멀리를 바라보며 아련한 동경속에 빠져있다. 그러자 여인은 남자가 사랑을 주던 말던 개념치 않고 과감하게 자신이 먼저 사랑을 표현한다. 신세대 여성들의 당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파워디지털 017 CF에서도 역시 당당한 여인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배경은 복잡한 중국의 거리. 젊은 여자가 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건장하고 험상궂은 남자 3명이 여자를 공격하려고 한다.

순간 이 여자는 "i야"라고 외치고 'i'로 보여지는 캐릭터가 나타나 그를 보호한다. i의 등장과 함께 힘을 잃은 남자들을 제압하면서 여 주인공은 명령을 내린다.

"끓어"라고. 이어 남자 3명은 여 주인공 앞에서 무릎을 끓고 그는 의기양양한 자세를 취한다. 힘세고 깡패같은 남자들 앞에서도 기죽거나 연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맞서는 여 주인공의 모습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세대 여성상을 엿볼 수 있다.

휠라(fila) '스타일 보드'편에서는 젊은 여자가 정장 치마차림으로 도시의 빌딩 안을 활기차게 걸어가다가 갑자기 캐주얼 복장으로 바꾸며 스노우 보드를 타고 빠르게 달리는 모습이 연출된다.

계단 아래서 이 장면을 보던 젊은 남자는 속도와 과격함에 놀라고 여인은 멋지게 계단아래로 착륙한다.

힘이 넘치고 빠른 속도의 게임은 남자의 전유물이고 동시에 여자는 남성을 감탄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그 동안의 기존관념을 산산히 깨부수는 광고다.

여성의 당당함과 자신만만함 그리고 남자의 소극적인 자세가 대조를 이룬다.

대홍기획 관계자는 이처럼 남녀의 역할이 뒤바뀌는 경향에 대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부분에 도전하며 역할 바꾸기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며 "시대상을 적극 반영하는 광고시장에서도 남녀역할이 뒤바뀐 CF들이 속출하며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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