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색 때문에 놀라셨죠?"샛노란 앞머리. 황정민(30)은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가 아닌가. "'뉴스투데이'방송 직전에 물을 발라 앞머리를 내리곤 했죠. 감쪽같이 감춰져요."
그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참치같다'고 한다. 대양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참치. 그러다 가끔 바위에 부딪치지만 놀라운 순발력으로 위기를 피한다. 그 '스릴'을 즐기기 위해 은근히 그의 실수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는 KBS 2FM '황정민의 FM대행진'. 곡이 제대로 나가지 않고 멈칫하는 순간 '제가 노래를 참 잘 불러요!'라며 자신이 부른 로고송을 틀어 상황을 수습한다.
"'유형별'로 대처법이 있어요. 하도 실수를 많이 해서."하지만 '당신의 모닝파트너 황정민입니다'라는 경쾌한 속삭임, 그리고 발랄한 실수는 청취자들의 귀를 어김없이 잡아 끈다.
2년간 진행하다 최근 손미나 아나운서에게 마이크를 넘겨 준 '뉴스투데이'에서도 그의 신선한 파격은 늘 화제였다.
빨간 소매없는 블라우스에 자유분방한 표정. 클로징 멘트도 유별났다. 아내에게 맞고 살던 남편의 이야기가 나온 날은 "안 맞고 살려면 운동들 하세요"하며 주먹을 휙휙 날리기도 한다. "방송에서의 모습과 제 생활이 다르지 않도록 노력하죠."
그에게는 이처럼 '자연인'의 생동감이 넘쳐나기 때문에 실험적인 포맷을 누구보다 잘 소화한다.
기자와 PD가 함께하는 '뉴스투데이'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고, 장시간의 라이브공연으로 꾸며지는 위성1TV 가요프로그램 '가요 빅뱅'에서도 그만의 색깔을 낸다.
새로 진행을 맡게 된 2TV '특종 사건파일'역시 다큐와 드라마가 혼합된 새로운 형식. 함형진PD는 "엉뚱하고 기발한 감각과 지성으로 마치 X-파일의 스컬리처럼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뉴스투데이'를 끝내니 저녁시간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 무엇을 할까. "영화도 보고, 그리고 나이가 있으니 이제 '작업'도 들어가야죠."자연스러우면서도 거부감을 주지 않는 순발력.
역시 황정민답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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