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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관계 '악재 연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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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관계 '악재 연발탄'

입력
2001.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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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계속된 악재로 깊은 늪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찰기 충돌사건으로 촉발된 양국의 대립은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미국 통과 비자 문제가 부각되면서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됐다.특히 대만 무기판매 결정에 대해선 중국측이 "미국의 무기확산금지 노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자칫 불똥이 한반도에도 떨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의 미 정찰기 승무원 석방으로 해결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였던 양국관계는 기체반환 협상과 대만 무기판매로 일단 벽에 부딪쳤다.

설상가상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만방위를 위해 '무력 사용 불사'발언을 한 데 이어, 미국이 陳 총통의 내달 중남미 순방을 전후한 통과 비자 발급을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되자 중국측의 반발이 '흥분'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더욱이 陳 총통은 미국에서 뉴욕ㆍ텍사스 방문과 의회 고위인사 접촉 등 정치적인 일정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중국을 잔뜩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대만 관리가 미 의회 및 행정부 인사와 만나는 것을 '대만의 국가 인정'으로 간주해 왔으며, 陳 총통은 빌 클린턴 전 행정부 때인 지난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미 의원들을 만나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陳 총통과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에게 잇따라 비자를 내준 것과 관련,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비밀 접촉을 가졌다는 관측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28일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국민들이 첨단무기를 인도키로 한 결정에 감동했다"고 말하는 등 중국측을 자극하는 언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태도에 양안에 전투준비를 지시하는 등 단계적 보복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8일 미국의 陳 총통 비자 발급과 관련, "미국과 대만의 어떠한 접촉도 반대하며 비자가 발급될 경우 양국 관계는 손상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미국의 대 대만 무기판매와 관련, 26일 긴급 군사위를 소집, 군부에 전투태세 강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7일 미중 양국의 갈등으로 동북아의 지역안정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갈등이 악화할 경우 일본과 한국 등이 어느 한편에 서도록 강요받는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핵과 미사일 등 무기확산금지 및 감축 문제가 남북화해과정과 직결된 한반도는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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